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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송영길, 유튜버 상대 손배소 패소…법원 “언론 의무 요구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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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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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피고들(신의한수)의 사실관계 확인 의무를 일반적인 언론에 요구되는 정도로 인정하기는 곤란하다”며 “(신의한수의 방송이) 비방 목적의 허위 사실 적시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유튜브 방송과 언론의 사실관계 확인 의무의 정도를 다르게 본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1단독 김효연 판사는 지난달 27일 송 대표가 신의한수 앵커와 기자를 상대로 제기한 1억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신의한수는 지난해 5월1일 ‘송영길 게이트 전세사기–강원도가 사기꾼에게 팔렸다’라는 제목으로 방송을 진행하며 송 대표의 전세 사기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같은날 동아일보 보도를 인용해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주범 남아무개씨가 강원 동해 망상지구 개발사업 사업자로 선정되고 인허가받는 과정에서 송 대표 측근 ㄱ씨가 직접 관여했고, 그 배후에 송 대표가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하였다.



이들이 인용한 보도는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가 2017년께 송 전 대표 측근 ㄱ씨 소개로 인천 지역 전세사기 주범인 남씨를 소개받고, 강원 동해 망상지구 개발사업 시행자로 지정했다는 내용이다. 이들은 또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이 송 전 대표의 불법 자금 조달원이었다’ 등의 발언을 했다.



송 대표는 “억측에 근거한 허위사실과 모욕적 언사로 원고와 원고가 소속되었던 정당을 악의적으로 폄훼하는 등 원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들을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라며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해당 발언들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먹사연이 송 대표의 불법 자금 조달원이었다’는 발언과 관련해 “현재까지 원고의 주장이나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 발언이 허위 사실이라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법원은 “검찰이 이 연구소의 자금이 당대표 경선자금으로 쓰였는지를 수사하기 위해 연구소를 압수·수색한 사실, (송 대표가) 이 연구소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사실 등이 인정된다”며 “(피고들은) 각 언론 매체에서 보도된 검찰 수사 결과 등을 토대로 이 사건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인천 전세사기 연루 의혹과 관련한 발언에 대해서 역시 “사실상 송 대표가 남씨를 밀어 준 배후일 수 있다는 의혹이 보도된 사실이 인정된다”며 “‘선정 배후에 송 대표의 측근이 있다’고 언급한 부분은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에 대한 보도 내용을 그대로 언급하면서 평가를 덧붙인 것으로 보일 뿐 달리 이를 가리켜 허위의 사실 적시라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법원은 ‘전세사기범 남씨, 송 대표, 최문순이 모두 한패로 해먹으려다가 실패한 것’이란 취지로 발언한 부분은 “언론의 의혹 제기 수준을 뛰어넘어 단정적으로 표현하고 있고, 이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허위의 사실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법원은 “유튜브 방송의 사실관계 확인의무를 일반적인 언론에 요구되는 정도로 인정하기는 곤란하다”며 해당 발언도 문제가 없다고 봤다.



법원은 “피고 회사는 방송사업자나 언론사가 아니라, 이미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기호에 맞는 시사 관련 보도나 자신들만의 주장을 담은 영상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업체”라며 “유튜브 방송의 영향력이나 대중의 신뢰도가 일반 방송사업자의 방송에 준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에 대한 뚜렷한 입법이 없는 상태에서 방송사업자에 준하는 중립성, 공공성을 요구할 근거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법원은 “(‘한 패로 해먹으려 했다’는 발언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서 피고들이 이 사실이 진실이라고 믿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도 봤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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