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늘보는 일주일에 한 번 내려와 똥을 눈다. 피카주니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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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똥쟁이들
앨릭스 울프 글, 이소벨 런디 그림, 심연희 옮김 l 피카주니어 l 1만5000원
일주일에 한 번 나무에서 내려와 땅에서 똥을 누는 동물은? 무려 10미터나 똥을 날려 보낼 수 있는 동물은? 정사각형 모양의 똥을 누는 유일한 동물은? 다른 동물의 오줌과 똥 위에서 몸을 굴리는 동물은?
‘슈퍼 똥쟁이들’은 그동안 몰랐던 동물들의 똥 이야기로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이다. 나무늘보는 똥 누러 가는 동안에 다른 동물의 공격을 받기 쉽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만 내려오고, 하마는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똥을 멀리 쏜다. 웜뱃도 네모난 똥을 싸서 영역을 표시한다. 늑대는 몸에서 나는 냄새를 통해 무리 가운데 돋보이기 위해 똥 위에서 몸을 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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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 표시를 위해서만 똥을 싸는 건 아니다. 중앙아시아 초원에 사는 검은 종달새는 초식동물의 똥으로 집을 짓는다. 초원의 동물은 자기 똥을 밟지 않으려고 그 자리를 피해가기 때문에 똥이 둥지를 지키는 보호막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프리카 두 줄 무늬 제비물떼새는 꼭 영양의 똥 근처에 알을 낳는다. 제비물떼새의 알은 모양과 크기, 색깔이 영양의 똥과 비슷해서 포식자들은 새알을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다고 한다. 혹시 똥을 씹을 수도 있으니까!
이 정도 읽었으면 벌써 아이는 서너 번 웃음을 터뜨렸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똥은 안 웃고는 못 배기는 존재니까! 그렇다고 웃긴 똥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다. 똥이 얼마나 유용한지 보다 보면 코를 부여잡는 똥냄새는 이미 생각이 나질 않는다. 아주 오래전부터 식물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거름이 되기도 하고, 불을 피우는 연료 역할을 똥이 했으니까. 조금 더 깊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눈다면 석유 등 화석에너지로 비료도 만들고 전기도 만드는 현대와 달리 자연과 순환하는 똥 경제에 대해서도 생각을 나눌 수 있겠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소설과 논픽션을 100여권 넘게 쓴 앨릭스 울프가 글을 썼고, 색종이·연필·잉크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는 이소벨 런디가 재미나고 독특한 그림을 그렸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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