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준금리 변동 추이/그래픽=윤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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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정책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했고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년6개월 만에 1%대로 내려오면서 금리인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평가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한 114.65(2020=100)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떨어진 건 2021년 3월(1.9%) 이후 처음이다. 상승률은 2021년 2월(1.4%) 이후 3년7개월 만에 가장 낮다.
물가상승률이 한은 목표치(2%)보다 낮아지면서 금리인하 명분은 더 커졌다. 미국 연준을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캐나다 등도 물가가 진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금리인하를 시작했다.
한은도 "물가안정 기반이 다져졌다"고 평가했다. 팬데믹 이후 이어진 '고물가와의 전쟁'이 사실상 막을 내린 셈이다. 국내 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나타냈고, 지난달에는 1%대까지 내려갔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미 금리인하 기대감이 과도할 정도로 팽배하다. 지난 2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31%포인트(p) 내린 연 2.780%를 기록했다. 연중 최저치다. 현재 기준금리(연 3.5%)보다도 0.72%p 낮다.
금리인하 결정의 마지막 퍼즐인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도 금리인하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5조6029억원 늘었다. 여전히 높은 증가세지만 지난 8월(9조63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폭은 줄었다.
한은의 전망도 낙관적이다. 장용성 금통위원은 지난달 26일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과 가계부채 관리 방안 등의 효과가 점차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정부 대책의 효과 점검과 거시건전성 정책 공조를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통위 내부에서도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신성환 금통위원은 지난달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집값이 100% 안정된 다음 금리인하를 시작할 만큼 우리 경제가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내수를 보면 금리인하 필요성은 더 커졌다"고 밝혔다.
집값 상승세가 뚜렷하게 꺾이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위험요인이 약화된다면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의지도 확고하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0일 8개 금융지주회사 회장과 간담회를 열고 "올해 남은 3개월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달라"며 "가계부채 증가 추이에 따라 준비된 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한은이 10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물가안정 기조가 강화됐고 미국 연준도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라며 "한은이 금리인하를 더 지연시킬 의지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오는 11일 열린다. 연내 마지막 금통위는 다음달 28일이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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