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티브이플러스 영화 ‘마지막 해녀들’에 출연한 해녀들 모습. 애플티브이플러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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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들의 문화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뉴스에선 해녀를 나이 들어 힘든 일을 하는 불행한 모습으로 비추는데, 그건 제가 경험한 것과 다르거든요. 제가 본 해녀들은 일을 즐겨요. 그런 기쁨과 즐거움을 영화에 담고 싶었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티브이플러스 영화 ‘마지막 해녀들’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수 킴 감독은 3일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마지막 해녀들’은 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며 살아가는 해녀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해녀의 명맥이 이어지지 못하는 현상과 기후변화로 위협받는 바다를 지키려는 해녀들의 투쟁을 다룬다.
최근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공식 상영작으로 첫 선을 보였다. 연출을 맡은 수 킴 감독은 한국계 미국인 여성으로, 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바디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수 킴 감독은 해녀들의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8살 때 제주도 여행에서 해녀 문화를 처음 접했다. 대담하면서 두려움 없고 확신 가득한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전쯤에도 해녀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84살 해녀가 ‘우리가 마지막 세대’라고 했다. 그 순간 누군가는 이 얘기를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해녀 박인숙씨는 “매일 같이 바다에 살았는데 ‘우리도 영화에 한번 나와보자’는 마음으로 영광스럽게 (출연 요청에) 답했다”고 말했다.
영화 ‘마지막 해녀들’을 연출한 수 킴 감독. 애플티브이플러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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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킴 감독이 바라본 해녀들은 독립적이고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신감과 강한 공동체 의식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해녀는 100년 넘게 한국에 존재하는 문화로서, 여성이 자신의 숨만 가지고 바다 바닥까지 내려가 해양 생물을 채취하는 직업이라는 기술적 용어다. 하지만 상징성도 있다. 제주도를 일정 부분 모계사회로 만드는 데 역할을 했고, 여성들의 힘과 권익 신장, 경제적 독립성 등을 함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파트너로서 물속에 들어갔다가 물밖으로 잘 나오는지 봐주는, 서로 돌봐주는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녀 현인홍씨는 “해녀 공동체는 같은 마음으로 낮에 바삐 가서 물질을 하다가 저녁에 노래 연습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피곤함을 달랜다”고 말했다.
영화에는 기후변화로 황폐해진 바다에서 위기감을 느끼는 해녀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해녀들이 단체로 모여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항의하는 장면도 나온다.
수 킴 감독은 “해녀들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강렬하게 말했다. 해녀들 눈으로 목도하는 기후변화와 해양의 변화를 담고 싶었다. 영화를 찍으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동시에 일어났는데, 해녀들이 이 문제에 대해 강하게 싸워나가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현씨는 “(처음 바다에 갔을 무렵에는) 바다가 오염 안 됐을 때니까 소라·전복·문어가 엄청 많았다. 지금 요령을 얻어서 돈을 벌려고 하니까 오염 때문에 물건(해산물)이 없다. 오염수 뿌린다고 하니까 기분 탓에 그런지 몰라도 소라가 죽어있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마지막 해녀들’은 오는 11일 애플티브이플러스에서 공개된다.
부산/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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