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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한동훈 빠진 채’ 길어진 용산 만찬…“우리는 하나다”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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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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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등을 용산 대통령실로 불러 만찬을 함께 했다. 국정감사를 닷새 앞두고 격려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이날 만찬은 지난달 24일 한동훈 대표 등이 참여했던 당 지도부와의 만찬 때보다 오래 이어졌고, 추경호 원내대표에겐 지난 만찬 때와는 달리 별도의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윤 대통령이 일부 의원들과 맥주를 마시기도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던 이날 만찬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로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과 함께 만찬을 했다. 오후 6시35분부터 8시50분까지, 135분간 이어진 이날 만찬에는 국민의힘에선 추 원내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윤한홍 정무위원장, 송언석 기재위원장 등 상임위원회 위원장 및 상임위 간사 등 26명이 참석했고, 대통령실 쪽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등 5명이 나왔다.



신동욱 국민의힘 원내 수석대변인이 전한 이날 만찬 분위기는 많은 면에서 지난달 24일 당 지도부 만찬과 달랐다. 우선 만찬 시간이 지난번(오후 6시30분부터 90분간)보다 45분이나 길어졌고, 한 대표에겐 주어지지 않았던 머리발언 기회가 추 원내대표에게 주어졌다. 추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야당의 가짜뉴스나 정치공방에 대해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며 국정감사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추 원내대표의 발언 이후 상임위원장 등이 국정감사 현안을 윤 대통령에게 설명하는 순서로 이어졌다. 특히 90분간 주로 윤 대통령의 ‘훈시’가 이어졌던 지난 만찬 때와는 달리 이번 만찬에선 “(참석자) 30여명이 모두 입을 닫고 대통령 말씀만 듣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한다. 신 대변인은 “이번 만찬은 지난 만찬과 성격이 다르다”며 “(국정감사에 대한 각오를 다지기 위한 만찬인 만큼) 상임위원장과 간사단 등이 아무런 얘기도 안 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말했다.



또 술을 마시지 못하는 한 대표를 배려해 오미자차만 나왔던 지난번 만찬과는 달리 이번 만찬에선 일부 의원들의 요구로 맥주가 나왔으며, 윤 대통령과 일부 의원이 맥주를 마시기도 했다고 한다.



이날 만찬은, 윤 대통령이 ‘쌍특검 법안’(김건희 특검법·채 상병 특검법) 등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고, 김건희 여사의 7월 전당대회 당무개입 의혹으로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의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미묘한 시기에 이뤄졌다. 하지만 이날 만찬에선 쌍특검 재표결을 비롯한 민감한 이슈들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검찰 구형을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한 얘기도 안 나왔다”는 게 신 대변인의 설명이다. 다만 한 의원이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데 우리가 정말 낮은 자세로 지혜를 모아나가면 시간이 지나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한 정도가, 현 시국에 대한 얘기의 전부였다고 한다.



특히 윤 대통령에게 거듭 만찬을 요구했던 한 대표에 대한 얘기도 “일체 없었다”고 한다. 신 대변인은 “한 대표와 용산이 편치 않은 관계라는 것은 다 알고, 우리도 마찬가지”라면서도 “오늘 만찬은 ‘한동훈 지도부’의 만찬”이라고 강조했다. 국감을 앞두고 이뤄진 자리라 원외 대표인 한 대표가 참석을 안 했을 뿐이라는 취지다. 그는 “대통령과 당대표 사이에 대화가 필요하면 다른 형식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상임위 간사단 만찬에 당대표를 끼워서 하는 형식이면 안 되지 않겠나”라고도 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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