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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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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실적 전망치 ‘뚝뚝’... 한달 새 반도체 영업익 예상 8조→5조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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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삼성전자 서초사옥./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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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오는 8일 올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시장의 기대치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규모를 한달 새 평균 2조4000억원가량 하향 조정했는데, ‘어닝 쇼크’를 예상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과 스마트폰 사업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최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9조원대 후반~10조원대 중반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1일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인 11조2313억원을 밑도는 수치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주 삼성전자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기존 14조원에서 10조4000억원으로 26% 낮춰 잡았다. 신한투자증권도 이날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13억2000억원에서 10조2000억원으로 낮췄다. 대신증권은 10조1000억원, 하나증권 10조원, KB증권 9조7000억원을 예상했다.

시장 기대치가 갈수록 낮아지는 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해서다. 증권사들은 당초 반도체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봤다가, 최근엔 5조원대로 전망을 낮추고 있다.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부진한 탓에 메모리 재고를 쌓아둔 고객사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어 메모리 출하량과 가격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은 영향이 크다. 흑자전환을 기대했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은 상반기 조단위 적자에 이어 3분기에도 50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성과급 및 노조 관련 일회성 비용이 1조5000억~2조원가량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더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3분기 DS부문 영업이익을 5조원으로 예상한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인공지능(AI) 및 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견조하지만, D램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스마트폰·PC 판매 부진으로 메모리 모듈 업체들의 재고가 12~16주로 증가해 메모리 출하량이 감소했다”며 “시스템LSI 실적 개선이 늦어지고, 3분기부터 재고평가손실 환입 규모가 크게 축소돼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삼성 메모리 사업의 주요 수익처인 모바일 고객사에 납품하는 가격이 낮아지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의 평균판매단가(ASP) 인상 폭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10%, 7%에 그칠 것”이라며 “중국 시장 수요가 부진해 출하량 증가율도 기존 가이던스보다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증권가에선 반도체를 제외한 스마트폰, TV·가전 등의 영업이익도 기존 5조원대에서 4조원대 중후반으로 낮추는 추세다. 지난 7월 출시한 폴더블 스마트폰이 예상보다 안 팔린 데다 부품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모바일 사업의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0%가량 줄었다는 예측이 나온다.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도 큰손 고객인 애플에 공급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사업이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4분기 실적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다. 레거시(구형) 메모리 수요 부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 많고, 당초 3분기 내에 가능할 것으로 봤던 5세대 HBM(HBM3E)의 엔비디아 공급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HBM 시장 초기부터 현재까지 경쟁 열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HBM3E에서의 성과 확인도 결국 4분기까지 지연돼 가격 프리미엄이 가장 높게 형성되는 시장 초기 구간을 향유하지 못할 전망”이라고 했다. 김동원 본부장은 “당분간 스마트폰, PC 업체들은 신제품 수요가 낮아 메모리를 비롯한 부품 구매에 보수적인 전략을 택할 것”이라며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제품의 수요 회복이 이뤄져야만 메모리 평균판매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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