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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에베레스트 매년 2mm씩 높이는 ‘범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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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북쪽에서 본 에베레스트산. 높이 8849m인 에베레스트는 지금도 매년 약 2mm씩 높아지고 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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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는 높이가 8849m로 히말라야의 다른 가장 높은 봉우리보다 약 240m 높다.



K2(8611m), 칸첸중가(8586m), 로체(8516m) 등 그 다음으로 높은 산들의 고도 차이가 100여m인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높다. 게다가 에베레스트는 매년 약 2mm씩 융기하고 있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지각 운동을 기반으로 과학자들이 예상하는 융기 속도보다 높은 것이다.



과학자들이 에베레스트의 이례적 융기를 초래하는 또 다른 지질학적 원인을 찾아냈다.



중국 지질대가 중심이 된 국제공동연구진이 에베레스트 주변 강의 침식 작용이 에베레스트 높이를 계속 올리는 숨은 요인이라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수치 모델을 이용해 에베레스트 주변 강의 변화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약 8만9천년 전 인근의 코시강이 아룬강을 흡수하는 ‘강 포획’ 사건이 일어나면서 침식이 더 강하게 일어났고, 이로 인해 각 아래의 맨틀 상승 압력이 커져 산을 밀어 올렸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강한 침식으로 가벼워진 지각이 내리누르는 힘이 약해지는 대신, 그 아래 액체 맨틀이 밀어 올리는 힘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산이 위로 솟아올랐다는 얘기다. 이를 ‘지각 평형 반발’(isostatic rebound)이라고 부른다. 연구진은 대홍수가 강 포획 사건을 일으켰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사건은 이후 에베레스트의 해발고도 상승에 15~50m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세계 4위, 5위 봉우리인 로체, 마칼루도 이 사건의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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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인근의 코시강 계곡. 8만9천년 전 코시강이 인근 아룬강과 합쳐지는 ‘강 포획’ 사건이 일어나 에베레스트의 융기를 더욱 촉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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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식 영향 마무리되기까지 수백만년 걸릴 듯





공동연구자인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매튜 폭스 교수(지질학)는 워싱턴포스트에 “침식에 따른 융기가 마무리돼 지각이 다시 평형을 되찾기까지는 수백만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의 일원인 중국 지질대 진-건 다이 교수(지구과학)는 뉴욕타임스에 “우리 눈으로 보면 산은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에베레스트에서 동쪽으로 약 75km 떨어진 아룬강의 특이한 강줄기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아룬강은 북쪽 히말라야를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다 갑자기 방향을 남쪽으로 바꾼다. 연구진은 이것이 강의 상류와 하류가 같은 강이 아니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현재 아룬강은 코시강의 지류다.



에베레스트가 속한 히말라야 산맥은 4천만~5천만년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느린 속도로 충돌하면서 수백만년에 걸쳐 형성됐다. 에베레스트는 티베트어로는 초모룽마(세상의 어머니), 네팔어로는 사가르마타(하늘의 이마)라고 부른다. 중국어로는 주무랑마(초모룽마를 음차한 것)다.



현재 에베레스트 높이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크게 네 가지로 본다. 첫째는 쌓이는 눈, 둘째는 지각판 이동, 셋째는 바람 등으로 인해 암석이 깎이는 풍화작용, 넷째는 지진이다. 앞의 두 가지는 높이를 올리는 쪽으로, 뒤의 두 가지는 높이를 낮추는 쪽으로 작용한다. 이번 연구는 여기에 다섯번째 요인을 추가했다.



중국과 네팔은 공동 측량을 통해 2020년 에베레스트의 높이를 기존보다 86cm 높은 8848.86m(2만9031.69피트)로 조정했다.





*논문 보기



https://doi.org/10.1038/s41561-024-01535-w



Recent uplift of Chomolungma enhanced by river drainage piracy.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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