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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FreeView] '갤럭시 AI' 자신감 얻은 노태문, 다음 스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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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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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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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 AI' 탑재 스마트폰이 국내에서만 2000만대를 넘어섰습니다. 올해 전세계 2억대 디바이스에 갤럭시 AI를 심겠다는 삼성의 야심찬 목표가 계획대로 순항하는 모습입니다. 라이벌 애플이 내달부터 '애플 인텔리전스'를 선보일 예정인 가운데, 삼성전자가 AI 폰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갤럭시 AI, 쾌속 전진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7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올해 초 1억대의 갤럭시 올해 초 제시한 1억대의 목표를 넘어 올 연말까지 그 두배인 2억대의 갤럭시 제품에 갤럭시 AI를 적용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공격적인 목표치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관계자는 "계획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라고 귀뜸했습니다.

삼성은 올 1월 출시된 '갤럭시 S24' 시리즈는 삼성 최초의 AI 폰으로 시장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고, 이어 하반기 '갤럭시 Z 폴드6·플립6'가 최초의 폴더블 AI폰으로 선을 보였습니다. 현재 갤럭시 AI 기능은 갤럭시 S23 시리즈, 갤럭시 S23 FE, 갤럭시 S22 시리즈, 갤럭시 Z 폴드5·플립5, 갤럭시 Z 폴드4·플립4 등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선보인 '갤럭시 S24 FE' 제품 역시 갤럭시 S24 시리즈에 적용된 갤럭시 AI 기능을 동일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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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4 FE의 서클 투 서치 기능 /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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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이 같은 플래그십 제품은 물론, '갤럭시 A' 시리즈 등 보급형 스마트폰까지 일부 갤럭시 AI 기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갤럭시 AI 기능은은 당장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삼성은 이런 AI 기능을 값비싼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용 기능이 아닌 갤럭시 스마트폰의 보편적인 기능으로 확장하려 하고 있습니다. 지원언어 역시 현재 16개에서 연내 20개로 확장해 더 많은 국가에 보급할 예정으로, 이를 통해 '갤럭시=AI폰'이란 인식을 확고히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입니다.

라이벌 애플은 지난 6월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AI 기능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지만, 이달 출시된 신제품 '아이폰 16' 시리즈는 아직 이 기능을 탑재하지 못했습니다. 오는 10월 'iOS 18.1'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통해 일부 기능이 베타버전으로 제공되고,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지원 모델도 아이폰 16 시리즈 외에는 '아이폰 15 프로'와 '프로 맥스' 모델까지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갤럭시 AI를 통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된 셈입니다.

초연결 '갤럭시 AI'가 초격차 만든다

삼성전자는 2025년까지 갤럭시 AI 기능을 무료로 제공할 방침입니다. 이후에는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유료화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었습니다. 갤럭시 AI를 특정 스마트폰에 탑재된 기능이 아닌, '플랫폼'으로 활용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바일 디바이스와 TV, 가전 등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결국 향후 이 제품들에도 AI 기능이 탑재될 것이며, 이를 갤럭시 AI를 통해 한 데 묶는다면 애플을 능가하는 AI 디바이스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최근 삼성전자는 현대차와 기술제휴를 통해 '스마트싱스' 생태계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까지 확장하기로 손을 잡았는데, 이런 '초연결' 생태계가 AI와 맞물려 앞으로 삼성 세트 제품의 '초격차'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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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링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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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AI 생태계를 활용할 '킬러 콘텐츠' 마련도 서두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가 꼽힙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헬스 연구를 강화하기 위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삼성 헬스 리서치 스택'을 공개했습니다. 이는 안드로이드 OS 및 웨어 OS 기반의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디지털 헬스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IT 개발자와 의료 연구진이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편리하고 안전하게 연구를 기획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개발자와 의료진이 더 쉽고 빠르게 데이터에 기반한 헬스케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헬스케어는 사용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게 만드는 서비스로 손꼽힙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워치' 시리즈 외에도 올해 '갤럭시 링'을 선보이며 헬스케어 기반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으며, '삼성푸드'와 '삼성헬스' 연동을 추진하는 등 가전과도 연동된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 중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갤럭시 AI 생태계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하드웨어 판매 뿐만 아니라 플랫폼을 통한 지속적인 수익 창출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걸림돌은 'AP 경쟁력'

갤럭시 AI 확장이 계획대로 '꽃길'만 걸을까요? 물론 어려움도 있습니다. 최근 선보인 갤럭시 신제품들에서 삼성전자의 고민을 엿볼 수 있습니다.

삼성이 최근 공개한 프리미엄 태블릿 '갤럭시 탭S10' 시리즈는 '3D 맵 뷰' 기능을 통해 집 안의 생활가전이나 온도, 습도, 공기 질,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고,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던 갤럭시 AI 기능을 대화면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별도 판매되는 '북 커버 키보드'에는 AI 비서 '빅스비'나 구글 '제미나이'를 호출할 수 있는 '갤럭시 AI 키'도 탑재됐습니다.

갤럭시 AI 확장 플랜을 명확히 따르고 있는 이 제품에는 대만 미디어텍의 '디멘시티9300+' 칩셋이 탑재됐습니다. 그동안 갤럭시 탭 S 시리즈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셋이 탑재됐지만, 원가 절감 차원에서 최초로 미디어텍 칩셋이 탑재된 것으로 보입니다. 미디어텍은 AP 시장에서 삼성전자 '엑시노스'와 경쟁하는 회사인데, 이 회사 제품을 탑재한 건 성능 확보와 원가 절감을 동시에 이뤄야하는 삼성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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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삼성전자는 AI 기능을 구현할 고성능 칩셋을 수급하는 데 있어 비용 문제가 가장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는 삼성전자 LSI사업부가 개발하는 '엑시노스'의 경쟁력 약화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올해 '엑시노스 2400'이 갤럭시 S24 시리즈 기본모델에 탑재됐지만, 폴더블폰 신제품에는 결국 탑재되지 못했고 내년 '엑시노스 2500' 역시 '갤럭시 S25' 시리즈에 탑재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자체 칩셋 경쟁력의 약화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공급하는 퀄컴과의 가격 협상력에 불리한 상황을 만들고, 이는 스마트폰 원가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AP의 가격 상승은 결국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최근 고물가와 경기 침체 우려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상황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삼성의 갤럭시 AI 확장에도 차질을 불러올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올 하반기에도 갤럭시 Z 폴드6가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으로 인해 전작 대비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리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자체칩을 사용하는 애플이 올해 신제품에 AI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램(RAM) 용량 등 스펙을 상향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동결한 걸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아쉬운 상황입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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