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가·학계·보수 일각선 “남북, 국가 대 국가로 봐야 북핵 등 안보 대응에 도움”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풍경.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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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부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라고 규정한 헌법 제3조에 따라 통일을 지향해왔다. 1987년 10월 29일 개정된 현행 헌법은 제4조에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는 내용을 추가하며 국가의 통일 지향을 명시했다. 특히 1991년 노태우 정부 시절에는 ‘남북기본합의’를 통해 남북 관계를 ‘국가 대 국가’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 관계’로 규정했다.
박정희 정부의 ‘평화통일 3대 기본원칙’, 김대중 정부의 ‘6·15 남북 공동성명’, 박근혜 정부의 ‘통일은 대박’, 윤석열 정부의 ‘8·15 통일 독트린’ 등 정권에 따라 세부적인 차이는 있었지만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지향한다는 정부 입장은 일관됐다는 평가다. 북한 역시 지난해 연말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 관계’ 발언 이전까지는 고려연방제 등을 통한 ‘통일’을 목표로 내세워왔다.
하지만 외교가, 국제정치학계, 보수 진영 등 일각에서는 과거부터 현실적으로 남북을 ‘국가 대 국가’ 관계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소수 의견으로 제기돼 왔다. 1991년 9월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이후 국제사회에서는 남한과 북한을 별도 국가로 인식하고 있다. 또 북한과의 관계도 사실상(de facto) 국가 대 국가 관계로 유지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용준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본지 통화에서 “남북 관계를 애매한 특수 관계로 취급하기보다는 차라리 국가 간 관계로 정립해 국제법을 적용하는 것이 남북 협력과 안보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남북 경제 격차가 크고 체제 동질성이 낮은 현 상황에서는 개별 국가를 유지하다가 교류 협력 등을 통해 동질성이 강화된 이후 통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외교 소식통은 “과거 분단 시대 동서독 관계도 양측 외교부가 관할하는 국가 대 국가 관계였는데 이는 독일 통일에 장애가 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면 북핵 개발, 미사일·쓰레기 풍선 도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및 납북 문제 등에 있어서 보다 우리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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