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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삼성전자 떠나는 외국인… 2년 만에 최장기간 순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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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을 11거래일째 팔아 치웠다. 2022년 6월 이후 가장 긴 매도 흐름이다. 순매도 규모만 놓고 보면 외국인이 역대 최장기간 순매도(25거래일)했을 때를 넘어섰다.

삼성전자 주식은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6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전날보다 0.16%(100원) 내렸다. 밤사이 미국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업종 주가가 반등하면서 삼성전자 역시 이날 장 중 6만47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갈수록 힘이 빠지면서 하락 마감했다.

조선비즈

일러스트=챗GPT 달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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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팔자’를 이어가면서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 주식 404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2일 하루를 제외하고 11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에 대해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2022년 6월 2일부터 24일까지 16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이래 가장 긴 기간이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오랜 기간 판 것은 2022년 3월 25일부터 4월 28일까지다. 당시 외국인이 25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면서 외국인 지분율을 집계한 1999년 이래 최장기간 순매도 기록을 세웠다.

다만 매도세는 최근이 더 강하다. 외국인은 최근 11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주식 총 6조400억원어치 ‘팔자’에 나섰다. 2022년 역대 최장기간 순매도 당시 규모 4조4030억원이나, 같은 해 16거래일 연속 순매도 때 규모 3조3930억원을 웃돈다.

외국인은 지난해 11월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다. 6만원대였던 주가가 올해 7월 장 중 8만8800원까지 뛰는 원동력이었다. 이랬던 외국인이 지난달부터 순매도로 돌아선 핵심 원인은 ‘반도체 고점론’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올해 4분기를 정점으로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불거졌다. 스마트폰이나 PC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해서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핵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점 ▲올해 3분기에 반도체(DS) 부문에서 1조원이 넘는 성과급 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추가로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점 등도 최근 주가 부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가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 ÷ 순자산) 1배에 근접한 만큼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본다. 관건은 투자심리를 살아나게 할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시장의 반도체 침체기 진입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면서도 “기다렸던 주 고객사 HBM3E(5세대 HBM) 대량 공급이나 쿼드레벨셀(QLC) 셀 확대, 수요 회복과 같은 모멘텀(상승동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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