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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웅 “환자사망 죄송, 방치는 안 해”…병원 과실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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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양재웅 부천더블유(W)진병원 원장. 본인 제공


식욕억제제인 디에타민(펜터민) 중독 증세를 치료하기 위해 정신병원인 부천더블유(W)진병원에 입원했던 30대 여성 환자가 격리·강박 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양재웅 병원장과 주치의가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유족에게 사과하고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다만 그는 병원 쪽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는데, 정신병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 뒤 격리·강박보다 펜터민 중독의 위험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병원장은 정신의학과 전문의로,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방송인이기도 하다.



한겨레는 지난 8월27일부터 9월11일까지 각각 두차례씩 양 병원장, 사망 환자의 주치의였던 허아무개 진료과장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양 병원장은 “치료를 위해 입원했던 환자가 숨진 데 대해 안타깝고 죄송스럽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병원이 환자를 방치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폐회로티브이(CCTV) 영상을 보면) 보호사들이 지속적으로 환자를 돌보는 모습이 나온다”며 “간호사실 바로 옆 격리실이었기 때문에 더 밀접하게 환자를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대변물을 흘리고 복통을 호소했음에도 병원 쪽에서 내과 진료 등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았다’고 유족 쪽이 주장하는 데 대해 주치의는 “간호진으로부터 ‘변을 보지 못하고 있다’ 등의 내용은 보고받았지만, 복부 통증을 호소한다는 보고는 받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숨진 30대 여성은 배변의 어려움 등을 호소하다 두차례 격리·강박된 뒤 숨졌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급성 가성 장폐색으로 인한 사망이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병원 쪽은 환자의 자·타해 위험 때문에 격리·강박이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주치의는 “병동을 소란스럽게 하고 이를 제지하는 간호사의 머리를 잡아당기는 등의 행위가 있었다”며 “환시 등 타해 위험성을 보이는 행동을 보여 격리·강박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격리·강박에 대해 양 병원장은 “더 큰 위험을 막기 위한, 일부 위험이 따를 수 있는 치료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강박을 무조건 하면 안 된다는 식의 접근은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의 주장과 달리 최근 일각에선 격리·강박이 환자에게 심각한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으며, 의료진이 이를 남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양 병원장은 이번 사망 사건에서 “더 본질적인 문제는 다이어트약으로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는 펜터민과 에페드린의 위험성”이라고 밝혔다. 그는 더블유진병원에선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다른 정신병원과 달리 소화기내과 의사가 상주한다고도 덧붙였는데, 그럼에도 숨진 환자는 주사와 먹는 약 등 약물치료와 격리·강박 외 소화기내과 진단·진료를 받지 못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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