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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미국인 최애 게임’을 볼거리 넘치는 드라마로 … ‘폴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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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폴아웃’의 한 장면. 아마존 프라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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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그리고 케이팝 아이돌까지, 요즘 콘텐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관이다. 판타지, 평행세계, 가상공간, 이세계 등 부르는 말은 다르지만 모두 누군가가 창작해낸 허구의 시공간이다. 우리의 상상력이 닿는 곳까지 세계관은 멀리 가버리지만,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리의 일상과 닮아 있다. 도전과 성공, 실패와 복수, 사랑과 증오. 즉 하고 싶은 이야기에 상상력을 듬뿍 담아 다른 공간, 다른 시간에서 펼쳐 보이는 것이다.



아마존 프라임 8부작 드라마 ‘폴아웃’도 세계관이 중요한 작품이다.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게임”이라고 평가받는 대작 게임을 드라마로 만들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동생이자 영화 ‘다크 나이트’ ‘인터스텔라’ 대본을 쓴 조너선 놀런이 각본과 연출,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지난 4월 공개 뒤 평단과 시청자뿐 아니라 게임 이용자들에게도 호평받았다.



폴아웃(Fallout)은 영어로 ‘방사능 낙진’을 뜻한다. 세계 3차대전의 위협이 커지자 거대기업 볼트텍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생존 시설 볼트를 지하에 건설한다. 핵전쟁이 벌어지고 세상은 황폐해지지만, 볼트 거주권을 사서 대피한 부자들은 생존한다. 219년 뒤 외부 세계와는 단절되었지만, 볼트 속 사람들은 여전히 풍요롭고 행복하다. 그러나 주인공 매클레인의 결혼식 날 볼트 밖 사람들이 침입해 사람들을 죽이고 매클레인의 아버지를 납치한다. 매클레인은 아버지를 찾으려고 볼트 밖 세상으로 모험을 떠난다.



경제적 풍요로움이 있던 볼트 안 세상은 민주적이고 예의를 차리는 곳이었지만 볼트 밖은 황무지로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곳이다. 매클레인은 황무지에서도 질서를 부르짖지만 공허하기만 하다. 게다가 핵전쟁의 여파로 돌연변이 괴물들이 있다. 그들과 싸우면서 주인공은 각성하고 성장한다. 1인칭 게임을 할 때 느끼는 몰입감이 드라마 내내 펼쳐진다.



사실 이 드라마의 인기 비결은 줄거리보다 비주얼에 있다. 먼 미래의 모습이지만, 중세 기사단이나 서부 개척 시대 이미지를 영화 ‘아이언맨’ 같은 공상과학(SF) 영화 이미지와 적절히 섞어 화려한 볼거리를 만들었다. 게임 세계를 옮긴 만큼 살육 장면은 사실적이고 거침없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탐구, 사회 질서에 관한 철학적 질문들도 놓치지 않는다.



그동안 할리우드에서 알피지(RPG) 게임을 바탕으로 나온 드라마들은 혹평받기 일쑤였다. 뉴클리어 아포칼립스 세계관인 ‘폴아웃’의 등장으로 상황은 바뀌었다. 출시된 지 27년이나 된 게임 ‘폴아웃’은 이 드라마 공개 뒤 다시 판매 1위를 달성했다. 세계적으로 흥행했던 우리나라 게임들도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어떨지 상상해 본다. 매클레인이 황무지 세상과 볼트를 구원할지는 모르겠지만, 잘 키운 세계관이 창작자들과 콘텐츠 기업을 구원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씨제이이엔엠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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