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퇴임
이원석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간부들과 인사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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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55) 검찰총장이 13일 임기 2년을 마치고 떠나면서 “지금은 사회 여러 영역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검찰과 사법에 몰아넣는 가히 ‘소용돌이의 사법’ 시대”라며 “유리하면 환호하고 불리하면 침 뱉어 검찰을 악마화하는 현상이 심화됐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2022년 5월 대검 차장검사로서 총장 직무대리를 맡다가 그해 9월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2년 4개월간 검찰 수장을 맡았다.
이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한쪽에서는 검찰 독재라 저주하고 한쪽에서는 아무 일도 해낸 것이 없다고 비난한다”라며 “한쪽에서는 과잉 수사라 욕을 퍼붓고, 한쪽에서는 부실 수사라 손가락질한다”라고 했다. 이어 “극단적 양극화에 빠진 우리 사회를 깊이 들여다보면 고함과 비난, 조롱과 저주, 혐오와 멸시가 판을 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몸과 마음을 쏟았지만 처음 품었던 뜻을 실천하지 못했다”며 “마주하는 모든 일마다 ‘증거와 법리’라는 잣대 하나만으로 판단하고 국민만 바라보고 결정하려 노력했지만, 국민의 기대와 믿음에 온전히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선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을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총장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 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임기 내 처리하지 못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은 4년간 수사 중이다.
이 총장은 퇴임 기념 영상에서 ‘어떤 총장으로 남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특별 수사를 많이 했다는 것보다는 우리 가족들의 딸, 내 누이가 저녁에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데 일조한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민생 범죄 해결에 집중해 보이스피싱 범죄합수단,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 가상자산범죄 합수단 등을 만든 것을 성과로 꼽았다.
이 총장은 이어 “검찰·사법에 사회 모든 문제를 몰아넣고 맡기고 오로지 자기편을 들어달라 고함치는 소용돌이 사법 시대에도 검찰은 법치주의의 원칙을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총장은 퇴임식을 마치고 아내가 운전하는 K5 차량을 타고 떠났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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