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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완전 엉망”…울릉도 도착한 외국인 유튜버, 주저없이 삽부터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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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세계일주 유튜버 닉케이가 12일 46년만의 폭우가 쏟아진 울릉도에서 수해복구를 돕고 있다./유튜브


자전거로 전세계를 여행하는 미국인 유튜버가 46년 만의 기록적 폭우가 내린 울릉도를 방문했다가 수해 복구를 도왔다.

13일 세계일주 유튜버 ‘닉 케이(NIck K)’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울릉도에 도착하자마자 자연재해에 맞닥뜨렸다. 여객선을 타는 내내 비가 쏟아졌지만 섬 상황이 그렇게 심각하다는 걸 몰랐다”며 전날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경북 포항에서 울릉도행 여객선에 올라탄 닉 케이는 도착 무렵 창 밖으로 폭우가 쏟아지는 모습을 봤다. 곧이어 입도한 그는 “맙소사”를 연발하며 “상황이 좋지 않다”고 했다.

카메라에는 경사로에 흙탕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리고, 상인들은 가게 안으로 들어찬 흙탕물을 퍼내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상황을 살핀 닉 케이는 “엉망이 됐다. 아마 며칠간 섬에 갇혀서 주민들을 도와야 할 것 같다”며 “빨리 호텔에 가서 짐을 두고 삽을 빌려야겠다”고 했다.

곧이어 닉 케이는 직접 삽을 들고 소방대원, 주민들과 함께 토사를 치웠다. 그는 “차들이 지나다닐 수 있게 토사와 돌멩이를 치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구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경사진 도로 위쪽에서 흙탕물이 끊임없이 쏟아져 내려왔다.

닉 케이는 중간중간 인근 피해 상황을 둘러봤다.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서는 포크레인으로 토사를 한창 퍼내고 있었고, 부엌까지 토사가 들어찬 가정집도 있었다.

닉 케이는 “정말 아름다운 섬인데 지금은 집안 청소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복구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울릉에는 지난 11일 99.9㎜의 비가 내린데 이어 12일 208.5㎜의 비가 내렸다. 이틀 사이에 무려 308.4㎜의 비가 내린 것이다.

울릉에서 관측된 이번 폭우는 11일 오후 11시를 중심으로 시간당 70.4㎜를 기록했다. 이는 1978년 8월3일 시간당 73.0㎜가 내린 이후 46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산사태가 일어나거나 토사가 길이나 마을로 밀려 내려오는 일이 곳곳에서 발생했다. 울릉군과 울릉경찰서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토사 유입 등으로 시설 피해가 10곳 발생했다. 다행히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는 상태다.

조선일보

울릉도·독도 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12일 경북 울릉군 울릉읍 일대에서 많은 폭우로 도로가 잠겨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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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전세계를 여행하는 닉 케이는 지난 7월 일본 여행을 마치고 한국 여행을 시작했다. 부산에서 자전거를 타고 서울까지 가겠다는 계획을 밝힌 그의 첫 한국 여행기 영상은 이날 기준 조회수 170만회를 넘으며 국내 네티즌들 사이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강원 화천 여행을 거쳐 지난 7일 포항에 도착한 그는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자전거를 두고 울릉도와 독도 여행을 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닉 케이의 울릉도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직 몸 상태도 안좋은데 비 맞아가며 울릉도 복구를 도와줘서 정말 감사하다” “독도를 알리고 수해복구를 돕는 외국인 유튜버라니 성공하길 바란다” “한국인도 살면서 가보기 힘든 울릉도인데 46년만의 폭우가 쏟아진 울릉도를 경험하다니” “역대급 더운 여름에 한국에 와서 몸도 아프고 고생했는데 홍수까지 겪다니. 항상 건강 조심하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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