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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fn사설] '응급실 대란 왔으면 좋겠다'는 의사들 엄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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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못담을 막말로 국민·동료 조롱
적용 가능한 조항 다 동원해 처벌을


파이낸셜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항의하는 야당 의원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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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의료진 블랙리스트 작성·유포자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환자 곁을 지키는 의료진을 조롱, 모욕하고 개인의 자유의사를 박탈하는 비겁한 행위"라며 무관용 입장을 밝힌 것이다. 문제의 블랙리스트는 정부 의대 증원정책에 동조해 응급실 등 의료현장에 복귀한 의사들에게 '부역자'라는 비방과 모욕, 동료 옥죄기를 위한 목적으로 만든 명단이다.

블랙리스트는 누군가 고의로 작성해 유포한 것이다. '모자란 행동' '싸이코 성향' '불륜 의심' 등의 모욕적 협박성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부역자들을 조져달라"고까지 했다. 의사집단 커뮤니티에서 유포됐다 하더라도 의사의 수준을 의심케 하는, 일탈을 넘은 명백한 범죄다.

의대생과 의사들만 가입하는 폐쇄적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은 막말과 조롱이 넘쳐난다. 국민을 '개돼지' '견민'이라 부르지 않나, 의사들의 말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반인륜적이며 저급하다. '매일 1000명씩 죽어 나갔으면 좋겠다' '사실 국민이 뒤져도 별 상관없긴 하다' '조선인들 죽는 거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응급실 대란 진짜 왔으면 좋겠다' '의사에게 진료받지 못해 생을 마감할 뻔한 경험들이 쌓여야 의사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된다'는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언어들이다.

일부 의사들의 행태라 하더라도 의대 증원을 그토록 반대하는 의사들의 심리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글들이다. 그들의 마음에는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고 생명을 구한다는 일말의 사명감도 없음을 단박에 알 수 있다. 환자는 그저 돈벌잇감일 뿐이며, 의대 증원은 자신들의 밥그릇을 빼앗는 정책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실토한 셈이다.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반기를 들 자유는 있다. 그러나 국민이 보기엔 의인(義人)과 같은 동료를 비방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뜻이 다르다고 악마화하고 멸시하며 배신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참으로 비겁하다. 관료와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 선의의 국민들까지 조롱하고 있다.

진료 차질을 감내해 왔던 국민들의 인내심도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그들을 위해 막대한 혈세를 쓰는 것조차 아깝고 부질없는 짓으로 보인다. 도저히 용서하기 어려울 정도다. 지금 의료체계를 지탱하는 것은 현장을 묵묵히 지키며 헌신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이다. 국민들이 성실하게 납부하는 건강보험료와 세금 덕분이기도 하다. 그런 의사들은 엘리트도 아니고 존경받을 자격도 없다. '개돼지'는 바로 자신들임을 알아야 한다. 의사들은 할 말이 있으면 해 보라.

수사당국은 이번 블랙리스트 작성·유포를 포함해 지난 2월 이후 악성 비방글을 올린 용의자 수십명을 입건했거나 검찰에 넘겼다고 한다. 그들에게 관용을 베풀 필요는 없다. 수사를 확대하고 현행법으로 다스릴 수 있는 부분을 모조리 찾아내 엄중 처벌해야 한다. 의사들이 어디까지 추락할 것인지 국민들은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이제 의사집단에 대한 평가도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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