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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화)

뉴진스의 운명은? ‘2주 뒤 민희진 복귀’ 안되면 전속계약분쟁까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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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그룹 뉴진스. 어도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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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째 지속되고 있는 ‘하이브vs민희진’ 갈등 사태가 점점 더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뉴진스 멤버들은 전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에 오는 25일까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다시 대표이사직에 복귀시켜달라고 요구했다. 하이브가 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회사와 멤버들 간 전속계약 분쟁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뉴진스 다섯 멤버(민지, 다니엘, 혜인, 하니, 해린)은 전날 유튜브 채널을 열어 최근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민지는 “저희가 원하는 건 민희진 전 대표가 대표로 있는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라며 “방(시혁)회장님, 그리고 하이브는 25일까지 어도어를 원래의 어도어로 복귀시키는 현명한 결정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어도어는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민 전 대표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김주영 이사회 의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어도어는 대표이사 교체 소식과 함께 민 전 대표 시절 경영과 프로듀싱을 통합해 운영하던 시스템을 분리 운영하는 것으로 바꾸겠다고 공지했다. 멤버들의 요구는 이 결정을 모두 원래대로 되돌려 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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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라이브를 하고 있는 뉴진스 멤버들.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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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은 이날 방송에서 직접적으로 계약 문제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하이브가 멤버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전속계약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민지는 “지금 이런 요청을 드리는건 하이브와 싸우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정말 이 이상은 서로에게 좋지 않은, 피곤한 행동을 멈춰달라는 의미”라고도 했다.

해린은 “저희는 더이상 다른 것까지 잃고 싶진 않다”며 “저는 그 사람들(하이브)이 속한 사회에 같이 순응하거나 동조하거나 따라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 방향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가는 걸 제가 선택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을 선택하지 않는다’ 같은 표현은 하이브가 뉴진스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으면 더이상 함께 하기 어렵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입장 안 낸 하이브...전속계약분쟁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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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에 있는 하이브 사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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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는 멤버들의 요구에 대해 12일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하이브와 민 전 대표가 치열한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고, 민 전 대표의 해임 역시 그 과정에서 예측 가능한 수순이었던 만큼 하이브가 멤버들의 요청을 들어주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동안 K팝 산업에서 전속계약분쟁은 아티스트가 소속사에 대한 불만이나 요구 사항을 개선해달라며 내용증명을 보내고, 일정기간 동안 시정되지 않으면 분쟁으로 돌입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변호사를 대동해 기자회견을 여는 경우는 있었으나, 뉴진스 멤버들처럼 자체적으로 라이브 방송을 켜고 소속사를 작심 비판하는 것은 K팝 산업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뉴진스 멤버들이 전속계약을 해지하기 위해서는 수천억원대로 추정되는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2022년 7월 데뷔한 3년차 아이돌인 뉴진스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 가수 표준전속계약서는 위약금을 계약 해지 시점부터 직전 2년 간의 월평균 매출에 계약 잔여기간 개월 수를 곱해 책정한다. 어도어의 2023년 매출은 1102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는 소속사가 ‘계약내용에 따른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을 때’ 해당되는 내용이다. 뉴진스 멤버들이 데뷔 후 이해할 수 없는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고, 관련 증거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만약 실제 분쟁이 시작될 경우 이 지점을 두고 치열한 다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전속계약서는 소속사 혹은 가수가 계약 내용을 위반할 경우 상대는 위반자에 대해 ‘14일 간’의 유예기간을 정해 위반사항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기간 내 위반사항이 시정되지 않으면 상대는 계약 해지를 요구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멤버들이 전날 언급한 ‘25일’은 입장 발표를 한 11일로부터 꼭 14일 뒤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지난해 있었던 그룹 피프티피프티 멤버들과 소속사 간 벌어진 전속계약분쟁 사례와 비교하기도 한다. 하지만 당시 상황이 소속사와 외주업체 간 갈등이었다면 이번 일은 모기업과 산하 레이블 간 벌어지고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향후 상황을 더 예측하기 어렵다. 하이브가 멤버들의 요청을 들어줄 경우 타 레이블 등 하이브 내부에서도 반발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하이브가 그동안 무슨 노력을 했건, 갈등 상황을 매끄럽게 봉합하지 못했다”며 “코너에 몰린 아티스트가 라이브 방송까지 켜는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는 것은 이 사태를 만든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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