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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괜히 타지마라, 못사서 안달난다”…美친 일본차, ‘아빠차 품격’ 높였다 [최기성의 허브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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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가족을 VIP로 모십니다”
‘올 블랙’으로 아빠차 품격 강화


매일경제

혼다 파일럿 블랙 에디션 [사진출처=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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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값 못 한다”

벤츠, BMW 등 독일차가 주도하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2010년대까지 덩치 큰 미국 SUV를 바라보는 시각이었다.

‘이왕이면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미국 대형차의 덩치는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게다가 미국 SUV는 크고 공간은 넓지만 투박하고 자상하지 못하다고 여겨졌다. ‘기름먹는 하마’라는 혹평도 나왔다. 주차공간이 미국보다 좁은 한국에는 맞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왔다.

2010년대 중반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SUV가 대세가 되면서 덩치 큰 미국 SUV에 대한 선호도가 조금씩 높아졌다.

오토캠핑 바람에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일으킨 거리두기 ‘차박(차+숙박)’ 열풍으로 대형 SUV의 장점도 부각됐다. ‘패밀리 슈퍼카’ 미니밴에 맞설 수 있는 아빠차 끝판왕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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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파일럿 블랙 에디션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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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 브랜드인 혼다도 미국인들에게 사랑받는 대형 SUV인 파일럿으로 국내 패밀리카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시작했다.

혼다는 작은 차 마니아인 일본인이 아니라 ‘대물’을 선호하는 미국인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2003년 파일럿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외모는 2세대 모델까지 여타 미국 SUV처럼 크고, 선이 굵고 각진 ‘아메리칸 스타일’을 고수했다. 2015년 나온 3세대는 크고 세련되게 다듬어졌지만 단순함을 통해 덩치를 돋보이게 하는 아메리칸 스타일에 충실했다.

실내도 2세대부터는 아메리칸 스타일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깔끔하고 섬세해졌다. 3세대부터는 그 차이가 더 벌어졌다.

실내는 정갈하고 아늑함을 강조했다. 패밀리카로 사용하는 대형 SUV답게 2·3열에 주로 타는 가족을 ‘배려’하는 기능도 다양하게 갖췄다.

캐빈토크는 차명 파일럿에 어울리는 편의 장치다. 차량 스피커·헤드폰잭·무선 헤드폰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를 통제해 탑승객들에게 항공기 기내 방송과 같은 편안한 안내를 도왔다.

3열 탑승도 쉬운 모델이었다. 2열 등받이에 있는 워크인 스위치를 누르면 시트가 자동으로 앞쪽으로 움직이는 모델이었다.

혼다는 1년 전인 지난해 8월 8년 만에 완전변경된 4세대 모델을 가져왔다. 국내에서는 8인승 모델이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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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파일럿 블랙 에디션 [사진출처=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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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은 더 크고 강인해진 차체에 심플하고 파워풀 디자인을 적용한 정통 SUV 스타일로 진화했다.

3세대 모델보다 전장, 전고, 휠베이스를 모두 키웠다. 동급 중 가장 길고 가장 높다. 전장×전폭×전고는 5,090×1,995×1,805㎜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890㎜다.

4세대 파일럿은 블랙 프런트 그릴과 크롬 가니시, 후면의 무광 파일럿 배지와 블랙 루프 레일 등으로 단순하면서도 강인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실내는 운전자는 물론 탑승자를 더 배려한다. 운전석에는 10.2인치 디지털 계기반과 풀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새롭게 적용했다. 9인치 디스플레이는 유·무선 애플 카플레이 및 유선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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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파일럿 블랙 에디션 실내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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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열 시트는 새로운 글로벌 프레임(G-Frame)을 적용해 운전자 자세를 안정적으로 제어한다. 폴딩할 수 있는 2·3열 시트, 탈부착 가능한 2열 센터 시트로 가족 구성과 사용 목적에 맞게 공간을 구성할 수 있다.

2열 센터 시트의 경우 탈거 후 적재공간 내 언더 플로어에 고정 수납할 수 있다. 3열 공간은 존재에만 의미를 두지 않았다. 어린아이만 탈 수 있는 일부 경쟁차종과 달리 성인 남성이 탈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트렁크 기본 용량도 527ℓ로 동급 중 가장 넉넉하다. 3열 시트를 접으면 1,373ℓ, 2열 시트까지 폴딩하면 2,464ℓ까지 확장된다. 기존 모델은 각각 467ℓ, 1,325ℓ, 2,376ℓ였다.

올뉴 파일럿은 최신 4세대 V6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289마력, 최대토크는 36.2㎏.m이다. 복합 연비는 8.4㎞/ℓ, 고속도로 연비는 10㎞/ℓ이다.

흙길, 빗길, 눈길 등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는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을 채택했다. 일상 주행에서는 불필요한 동력 손실을 방지하고 전륜만으로 동력을 전달해 연료 효율을 높여준다.

패밀리카답게 안전성도 우수하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IIHS 충돌테스트에서 최고 안전등급 ‘TSP+’를 획득했다.

업그레이드된 혼다 센싱(Honda SENSING) 및 에어백 시스템 등도 적용해 운전자뿐 아니라 탑승자들의 안전에도 공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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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파일럿 블랙 에디션 [사진출처=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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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는 4세대 파일럿을 내놓은 지 1년 만에 품격을 향상한 블랙 에디션을 추가했다.

파일럿 최상위 트림인 엘리트를 기반으로 내외관에 검정 색상의 디테일과 레드 컬러 포인트를 준 인테리어 디자인을 적용해 한층 더 고급스러운 스타일링이 특징이다.

전면은 블랙 그릴 바에 블랙 에디션 전용 엠블럼으로 장식했다. 프런트 범퍼 하단에 블랙 컬러를 적용했다.

도어 하단 가니시, 리어 범퍼 하단, 도어 미러, 도어 몰딩까지 올 블랙 컬러를 적횽하고 후면에 블랙 에디션 전용 엠블럼을 부착했다. 20인치 블랙 알로이 휠은 웅장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인테리어도 블랙에 레드 악센트로 품격을 강조했다. 블랙 스티어링 가니쉬, 블랙 헤드레스트를 적용했다. 블랙 컬러의 시트에는 레드 악센트·스티치를 넣었다.

사소한 곳까지 블랙 감성을 적용했다. 1열 헤드레스트와 1열 플로어 매트에 블랙 에디션 로고를 새겼다. 판매가격은 70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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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파일럿 블랙 에디션 적재공간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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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혼다는 올들어 가장 판매가 급증한 브랜드다.

올 1~8월 판매대수는 1748대로 전년동기보다 146.5% 판매가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수입차 전체 판매대수는 전년동기보다 3% 감소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CR-V 하이브리드 등을 앞세워 부진의 늪에서 탈출한 혼다는 파일럿 블랙 에디션처럼 제품 경쟁력을 높인 차종을 계속 선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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