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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아폴로 이후 가장 먼 우주여행…사상 첫 ‘민간인 유영 우주선’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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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상 최초의 민간인 우주유영에 도전하는 민간 우주탐사대 ‘폴라리스 던’ 4명을 태운 스페이스엑스의 우주선이 10일 오전(현지시각) 팰컨9 로켓에 실려 이륙하고 있다. 웹방송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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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의 민간인 우주 유영을 위한 우주선이 발사됐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는 10일 오전 5시23분(한국시각 오후 6시23분) 미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민간인 우주탐사대 폴라리스 던(Polaris Dawn) 4명을 태운 우주선을 발사했다. 애초 지난달 27일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지상 헬륨 누출과 기상 악화 등으로 일정이 보름여 늦춰졌다.



폴라리스 던은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가 재러드 아이잭먼이 2021년 최초의 민간인 우주비행팀 ‘인스피레이션4’에 이어 두 번째로 조직한 민간 우주탐사대이다.



폴라리스 던은 5일간 고도 190~1400km의 타원형 저궤도 우주비행을 하면서 스페이스엑스가 제작한 새로운 우주복을 입고 사상 최초의 민간인 우주유영(EVA)을 시도한다. 1400km는 국제우주정거장보다 3배 이상 높은 고도이자, 1960년대 달까지 다녀온 아폴로 우주선 이후 최고의 유인 우주비행 고도이다.



폴라리스 던에 쓰일 우주선은 스페이스엑스가 2020년 국제우주정거장 첫 유인 왕복비행과 2021년 인스피레션4 임무 때 사용한 ‘리질리언스’(회복력이란 뜻)의 도킹 부분을 개조한 것이다.



우주탐사대는 사령관을 맡은 아이잭먼과 미 공군 중령 출신으로 ‘인스피레이션4’에 참가했던 스콧 키드 포티, 그리고 스페이엑스의 엔지니어 2명으로 구성돼 있다. 남녀 2명씩 동수로 구성된 탐사대원들은 지난 2년간 시뮬레이터 훈련, 등산, 스쿠버 다이빙 등을 통해 우주비행을 준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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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엑스의 우주선에 탑승한 ‘폴라리스 던’ 팀원들과 고도를 높이고 있는 우주선. 웹방송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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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유영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들





폴라리스 던 탐사대는 첫날 고도 1200km 상공까지 올라간 뒤, 우주선 엔진을 점화해 고도 1400km까지 끌어올린다. 이 고도는 태양에서 날아온 하전입자(플라스마)들이 몰려 있는 밴앨런 방사선대의 안쪽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때는 우주선 방향을 틀어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한다. 이어 10시간 후 다시 한 번 엔진을 점화해 거꾸로 고도를 700km까지 낮추고 우주유영 준비에 들어간다.



이번 우주유영은 다른 우주여행에 비해 더 큰 위험이 따른다. 드래건 우주선에는 국제우주정거장처럼 감압실 역할을 하는 에어록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의 진공 상태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우주선의 공기를 빼내면서 기내 압력을 낮추고 산소 농도를 높이는 ‘사전 호흡’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는 호흡을 통해 몸속에 들어온 질소를 제거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으면 객실이 진공 상태로 전환될 때 혈액 속의 질소가 거품을 일으켜 위험해진다. 우주복은 어느 정도 공기압을 유지해주지만, 우주선 내의 평상시 기압에 비하면 여전히 매우 낮다. 1965년 제미니 4호의 우주비행사 에드 화이트가 이런 방식으로 미국인 최초의 우주유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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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의 민간인 우주 유영을 위한 우주선이 발사된다. 우주 유영을 위해 우주선 밖으로 나오고 있는 민간 우주비행사를 묘사한 그림. 폴라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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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내 레이저 통신도 시험





우주여행 3일째가 되면 우주선 꼭대기의 해치를 열고 드디어 우주유영에 나선다. 우주유영 장면은 헬멧과 우주선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지구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스페이스엑스가 새로 개발한 우주복에는 헬멧에 카메라와 헤드업 디스플레이(전방표시장치)가 장착돼 있 새로운 단열재가 추가됐다.



우주유영은 4명의 탐사대원 중 아이잭먼을 포함한 2명이 순차적으로 20분씩 진행한다. 환기부터 재가압까지 따지면 총 2시간이 걸리는 과정이다. 성공하면 역대 최고 고도에서 이뤄진 우주유영 기록을 세우게 된다. 지금까지의 우주유영은 고도 400km의 국제우주정거장에서만 이뤄졌다.



아이잭먼은 우주유영은 과거처럼 생명줄에 의지해 우주 공간에 완전히 몸을 띄우는 것이 아니라, 우주유영을 위해 특별히 설계한 우주선 앞쪽의 이동보조장치 ‘스카이워커’에 발을 고정시킨 채 ‘핸즈프리’ 형태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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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 던 탐사대원들이 스페이스엑스가 우주유영을 위해 개발한 새로운 우주복을 입고 우주선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스페이스엑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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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여행 4일째엔 스페이스엑스의 저궤도 인터넷위성 스타링크와 레이저 통신을 시험하고, 마지막날인 5일째엔 예정된 36가지 과학실험 중 미처 하지 못한 것을 마저 수행한다. 과학실험의 대부분은 인체가 우주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영향을 받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모든 임무를 마치고 나면 이들을 태운 우주선은 플로리다 앞 대서양 해상으로 돌아온다.



이번 우주여행은 아이잭먼이 민간인의 심우주 여행 기술 시험을 위해 기획한 3번의 폴라리스 우주비행 프로그램 중 첫번째다. 두번째 폴라리스는 나사 허블우주망원경을 수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려 했으나 미 항공우주국(나사)은 이를 거부했다. 세번째 폴라리스는 스페이스엑스가 개발 중인 역대 최강 로켓 겸 우주선 스타십을 이용해 우주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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