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 우주항공청(이하 우주청)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은 한국이 제4라그랑주점(L4)에 목표기간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묻자 이같이 답했다.
우주청 개청 100일 기념 간담회 자리였다. 우주청 임원들의 얼굴이 카메라에 잘 담기지 않는다며 답변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달라는 요청이 있은 뒤다. 간담회장을 빼곡히 채운 기자 앞에 홀로 선 리 본부장의 발언은 덕분에 더 극적으로 들렸다.
라그랑주점은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뤄 안정적인 상태가 되는 지점이다. L4는 모든 라그랑주점 중 가장 안정적인 '완전 평형점'이다. 지금까지 L4에 탐사선을 보낸 국가는 없다. 리 본부장은 임무본부장으로 부임하기 전 이미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우주청의 과제로 L4 탐사를 제안했다. 그로부터 1년 뒤 L4에 세계 최초로 우주관측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은 실제로 우주청의 첫 과학탐사 임무가 됐다.
그는 "예산이 확보되면 탐사도 빨라지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산이 탐사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라고 했다. 윤영빈 우주청장의 생각도 비슷해 보였다. L4 탐사에 과연 경제성이 있겠냐는 질문에 윤 청장은 "과학탐사는 경제성과 거리가 멀다"고 답했다. 이어 "하지만 달 탐사도 이제는 자원채굴로 주목받게 됐다"고 했다. 정책가가 아닌 과학자다운 대답이었다.
갓 100일을 넘긴 한국 첫 우주기관이 무탈히 성장해 세계 최초로 우주의 한 지점에 다다를 수 있도록. 과학자의 호기심이 국회의 엄중한 예산 심의를 뚫을 강력한 무기가 되지 못할지라도, 응원한다.
박건희 정보미디어과학부 기자 /사진=박건희 |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