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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서울교육감 보선, 후보 단일화 기구도 단일화 못하는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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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진통

다음 달 16일로 예정된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앞두고 보수 진영에서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기존에 보수 시민단체 모임 두 곳이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가 통합했는데, 이제 또 다른 제3의 단체가 단일화 기구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교육계에선 “단일화 기구부터 단일화가 안 되는데, 후보 단일화가 되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8일 교육계에 따르면, 현재 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는 보수 성향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바른교육국민연합(바교연)과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 두 곳이 주도하고 있다. 두 단체는 지난 5일 함께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를 꾸렸다. 후보들의 과거 이력과 정책 공약을 자체 검증한 뒤, 지지도 여론조사를 통해 최종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다.

그런데 최근 보수 교육계에서 단일화를 위한 ‘제3의 기구’를 꾸리겠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3의 기구를 주도하는 최명복 전 서울시 교육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통대위는 ‘여론조사’로 단일 후보를 뽑겠다고 하는데, 이는 후보의 교육 정책과 상관없이 인지도 높은 사람이 단일 후보로 선출될 확률이 높다”면서 “독자 단일 후보 추대 기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최 전 의원은 앞서 세 차례 서울교육감 선거에 후보로 출마했었다. 그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기구 이름과 구체적인 후보 단일화 방식을 발표하겠다”면서 “전직 교장과 학부모 500여 명이 참여하는 회의에서 간선제 방식으로 후보를 선출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그래픽=김현국


현재 보수 진영에선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 안양옥 전 한국교총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수, 선종복 전 서울북부교육장, 윤호상 서울미술고 교장 등 6명이 출마를 선언했다. 이 가운데 8일까지 통대위에 경선 참여 신청서를 낸 후보는 안양옥 전 회장과 홍후조 교수 등 2명이다. 참여 마감(9일)을 하루 앞두고도 후보 상당수가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통대위 관계자는 “지난 선거에 나왔던 후보들 일부가 ‘상대 후보와는 단일화에 참여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후보들을 설득해 단일화 기구에 참여시키겠다”고 말했다. 제3의 기구 측은 “현재 2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누군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보수 교육계는 앞서 세 차례 서울교육감 선거에서도 단일화에 실패해 진보 진영 조희연 전 서울교육감에게 모두 패했다. 단일화 기구도 난립해 기구마다 추대하는 후보들이 달라 표가 분산됐다. 교육계 인사들은 “보수 진영이 반성은 않고 과거 폐단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진보 교육계는 비교적 순조롭게 단일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출마를 선언한 9명 중 8명이 ‘2024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의 단일화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등록했다. 후보들은 이 기구 안에서 경선 규칙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

보수 진영 교육계 인사는 “과거 여러 차례 단일화에 실패하는 과정에서 단일화 기구에 불신을 갖게 된 후보들이 많다”면서 “과거 단일화 과정에서 싸웠던 후보들이 그대로 다시 출마한 것도 보수 단일화가 난항을 겪는 이유”라고 말했다. 진보 교육계가 상대적으로 단일화가 잘되는 것은 “수십 년간 시민단체 등에서 함께 교육 운동을 해온 인사들이 단일화 작업을 주도해 일종의 전우애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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