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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시승기] 짧은 다리를 가진 아기 맹수 '어벤저'…오프로드도 '거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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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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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저는 전동화 시대를 맞이하는 지프(JEEP)의 방향성입니다. 지프의 오프로드 DNA를 계승한 아기 맹수에게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28일 진행된 시승행사에서 지프의 어벤저를 '아기 맹수'에 비유하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어벤저는 지프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지프 어벤저는 중동을 제외하면 아시아 가운데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는 요즘이지만, 지프는 자신들의 전동화 전략에 따라 피하지 않고 부딪히는 선택지를 택했다.

전기차와 오프로드라는 조합을 만들어 낸 지프, 귀여운 외모의 어벤저가 과연 '맹수'와 같은 거침없는 성능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에서 경기도 남양주 팔당댐 인근까지 약 1시간 거리를 주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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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상은 꼭 '지프인데 지프가 아닌 것' 같다. 어벤저에 전기차의 색을 입히며 완전히 새로운 외관을 만들어냈다. 어벤저는 지프 특유의 거친 각이 아닌, 오밀조밀한 외관을 뽐내고 있었다. 시승 차량의 독특한 색상 때문인지 몰라도 동글동글한 외관은 작은 '조약돌'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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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는 '작다'는 느낌이 강하다. 지프의 랭글러, 체로키가 거친 코뿔소 같아 보인다면 어벤저는 실제로 작은 아기 맹수를 연상시킨다.

작지만 매섭다. 실제로 아기 맹수의 귀여움은 작은 덩치에서 뿜어져 나온다. 어벤저 전장은 4084㎜, 전폭은 1776㎜, 전고는 1528㎜에 불과하다. 길이를 비교하면 같은 지프의 레니게이드보다 170㎜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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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는 작지만 'SUV'다운 트렁크 공간을 확보하다보니 실내 공간이 좁아졌다. 트렁크 용량은 321ℓ로 차급 대비 널널한 편이다. 1열 운전석도 165㎝ 성인에겐 충분했으나, 2열에 앉으면 작은 차체가 확연히 체감된다. 지프하면 '크다'는 이미지를 떠올려서인지 앞 좌석이 무릎에 닿는 느낌은 낯설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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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인테리어는 투박하고 직관적이다. 최첨단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만연한 요즘, 어벤저의 중앙 디스플레이는 부족하지도 그렇다고 넘치지도 않는 크기로 운전자를 맞이한다. 누르는 형태의 토글 스위치에서도 지프의 아날로그 감성이 느껴진다. 기어 조작 또한 토글 스위치 하단의 버튼을 누르면 된다.

주행감은 전기차답게 매끄럽다. 그러나 회생제동이 강하게 걸려있을 땐 페달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오가는 상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가속 페달에 힘을 조금만 들여도 차가 '울컥' 하고 나아간다. 이날 조수석에 함께 탔던 동승자는 예민한 회생제동으로 인해 멀미를 겪었다는 후문.

지프 어벤저는 총 6가지의 드라이브 모드를 지원한다. 에코 일반 스포츠 샌드 머드 스노우가 그것이다. 드라이브 모드의 진가는 도로가 끝나는 오프로드에서 드러난다. 일반 도로에서 드라이브 모드를 바꿨을 땐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으나, 오프로드에 진입해 모드를 조절하니 차가 미끄러짐 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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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차체의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오프로드에서 '한 덩치'하는 SUV 보다 부드럽게 핸들링이 가능하다. 동급 대비 가장 넓은 진입각 및 브레이크 오버각, 이탈각을 확보한 영향이다. 내리막 주행 제어 장치(HDC) 기능을 활용하면 오프로드 내리막길 주행 중에도 속도 제어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구석이 있다.

여타의 외제차들이 그렇듯 지프 어벤저도 T맵을 이용하기 위해선 애플의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를 연결해야 한다. 그러나 이날 스마트폰과의 연결 오류로 인해 결국 자체 내비게이션을 이용해야만 했다. 자체 내비게이션의 경우 지도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 막힌 길로 운전자를 안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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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상황에서도 실제 차량의 위치를 카메라가 올바르게 인지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지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차 관련 소프트웨어 이슈가 있어, 오는 10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짧은 주행거리도 긍정적인 요인은 아니다. 중국의 CATL 54kWh 리튬이온(NCM) 배터리가 탑재된 지프 어벤저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복합 기준 292㎞다. 하지만 운전자가 회생제동을 적절히 사용, 연비 운전을 시도하면 400㎞ 주행도 가능하다.

일장일단, 만족감과 동시에 아쉬움도 남았지만 보조금을 적용하면 지프의 전기차를 4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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