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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한미 "美 대선 전후 北, 중대도발 가능성"…‘북핵’ 시나리오 대응 첫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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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한미 외교?국방 당국자들이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제5차 회의 관련 기자회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홍균 외교부 1차관, 보니 젠킨스 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차관, 카라 에버크롬비 미 국방부 정책부차관, 조창래 국방부 정책실장. 사진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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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이 4일(현지시간) 오는 11월 미 대선을 전후해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와 같은 중대 도발에 나설 가능성 있다고 평가하고, 즉각적인 대응 방침을 협의했다.

한미 외교·국방 당국은 이날 워싱턴DC 미 국무부 청사에서 ‘제5차 확장억제전략 협의체(EDSCG)’ 회의를 열었다. 한국 측에선 김홍균 외교부 1차관, 조창래 국방정책실장이, 미국 측에선 보니 젠킨슨 국무부 차관, 카라 아베크롬비 국방부 정책부차관 대행이 참석했다.

EDSCG는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와 관련된 전략적·정책적 사안을 논의·조율하는 한미 간 핵심 연례협의체다. EDSCG는 2016년 처음 열렸으며, 한미는 2022년 3차 회의부터 연례화에 합의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이날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한미는 북한의 (대러시아) 무기 제공 대가로 러시아가 첨단 기술 및 부품을 북한에 지원할 가능성과 대선을 전후한 중대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 증진을 멈추지 않고 있고, 최근에는 GPS(위성항법시스템) 교란이나 오물풍선 살포 등 저열한 도발을 통해 실질적 피해를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미 양국의 외교 국방 당국은 6시간에 걸친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한미 간의 전방위적 확장억제 공조망을 점검했다”며 “양측은 오늘 EDSCG 회의에서 최초로 위기 상황 시나리오에 기반한 토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또 “위기 상황 시 효과적인 억제 및 대응 옵션에 대해 양국의 외교국방 당국이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갖고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해 상호 이해를 제고하고 향후 논의의 발전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이번 회의를 평가했다.

조창래 국방부 정책실장은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핵미사일 능력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고 있다”면서 “한미는 북핵 위협 문제를 비롯한 영내 안보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평가하고 동맹의 정책적 공조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최초로 북핵 위협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 기반의 토의를 실시함으로써 실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아베크롬비 부차관 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논의의 성격은 기밀에 해당하지만, 미국은 2022년 핵태세검토 등을 통해 미국의 핵무기는 우리 자신을 핵 및 전략적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억제할 뿐 아니라 동맹국과 파트너들에 대해서도 그렇게 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며 “북한의 미국 또는 동맹국과 파트너들을 겨냥한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정권의 종말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국방부는 이번 회의에 대해 “지난해 4월 발표된 ‘워싱턴 선언’ 이후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동맹 간 협력을 진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측은 이날 공동언론발표문도 발표했다.

발표문에 따르면 양측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와 대량살상무기(WMD)·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추구 등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 또한, 양측은 최근 DMZ 인근에서의 북한의 무모하고 위험한 행동들이 한반도 내 의도치 않은 긴장고조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한미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을 포함한 북한의 제재 회피에 대응하기 위한 조율을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더불어 동맹에 대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전략적 수준의 공격 위협인 북한의 핵공격과 비(非)핵 대량살상무기 공격에 대한 억제를 강화하기로 공약했다.

한편 미국은 북한과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위한 길을 열고자 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목표와 한국의 ‘담대한 구상’의 목표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재강조했다. 양측은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있음을 재확인했다.

또한, 한미는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를 포함한 군사협력을 규탄하며, 러시아가 북한에 무엇을 제공하는지 면밀하게 주시하기로 했다. 러시아와 북한이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할 것도 촉구했다. 또 신흥 기술을 포함해 동맹에 대한 비(非)핵 위협의 영향을 검토하고, 동맹의 억제 및 방어 태세 강화를 위해 동맹의 기술적 우위를 활용하기로 했다.

또 이들은 발표문에서 “한국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즉각적이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재확인했다”면서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될 수 없으며 김정은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양국 수석대표들은 이날 국무부 조약실에서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양국 외교·국방 당국 간 협력을 통해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동맹의 영속적인 협의체로서 EDSCG를 평가했다. 차기 EDSCG 고위급 회의는 2025년에 개최될 예정이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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