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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머스크 극우 이데올로기에 저항해야”…룰라, 엑스 접속 차단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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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달 5일(현지시각) 칠레 산티아고에서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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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엑스(X)를 둘러싼 브라질 대법원과 일론 머스크의 갈등이 위성통신망 스타링크로 옮겨붙을 조짐이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대법원의 소셜미디어 엑스 접속 차단 결정을 지지하고 나섰다.



브라질 방송·통신 관련 규제기관인 아나텔의 관계자는 브라질 내 통신 사업자 중 머스크가 소유한 스타링크만 대법원의 엑스 차단 명령을 따를 뜻이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그는 아나텔이 브라질 내 통신 사업자를 대상으로 대법원의 엑스 차단 명령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아나텔은 브라질 내 통신업자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보고서를 작성해 대법원에 보고할 예정이다. 스타링크가 대법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면허 정지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또 스타링크의 브라질 내 지상기지 시설의 압류 처분도 가능하다.



스타링크는 전 세계적으로 위성통신을 제공하는 회사로, 소셜미디어 엑스와 마찬가지로 일론 머스크가 소유하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엑스가 1835만 헤알(4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벌금을 납부하지 않자 스타링크의 계좌 동결을 명령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스타링크는 자사의 브라질 은행 계좌 동결을 해제할 때까지 엑스 접속 차단 명령을 따르지 않겠다고 반발한 바 있다.



브라질 대법원은 이날 대법관 5명으로 패널을 구성해 지모라이스 대법관의 엑스 접속 금지 결정에 대해 검토한 뒤 “아무 문제 없다”며 만장일치로 지지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플라비우 지누 대법관은 “표현의 자유는 책임의 의무와 연결되는 기본 권리”라며 “경제력과 은행 계좌 규모가 터무니없는 관할권 면책 사유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엑스가 가짜 뉴스를 배포한 계정 차단 명령도 따르지 않고 브라질 내 법적 대리인도 임명하지 않는 등 브라질 법을 어기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엑스에 대한 접속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날 위원회는 이 명령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자 지모라이스 대법관이 스스로 재검토를 요청해 구성된 것이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도 이날 지모라이스 대법관의 결정에 힘을 실었다. 룰라 대통령은 현지 언론에 “브라질 사법부는 전 세계에 머스크가 부자라서 그의 극우 이데올로기를 참아내야 하는 건 아니라는 중요한 신호를 보냈다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 세력은 머스크가 대법원의 엑스 접속 명령에 불복하는 것에 대해 환호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4월 리오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집회를 하면서 “브라질은 일론 머스크에게 고맙다”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도 내걸었다.



독일의 데이터 전문회사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브라질은 엑스 이용자가 2150만명으로 세계에서 6번째로 큰 시장이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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