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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무계 이광희 문화 엿보기] 지천댐, 건설 서둘러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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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놓치면 가뭄·홍수 미래 세대에 넘겨주는 일
물 부족과 홍수·가뭄 대비 댐 건설은 불가피


더팩트

김태흠 충남도지사. /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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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이광희 기자] 충남 서산에 있는 대산석유화학단지는 여수. 울산과 함께 국내 3대 석유화학산업단지다. 1980년대 후반에 조성된 대산산업단지는 규모가 500만 평에 달한다.

이곳에는 70여 개 석유화학 관련 기업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이런 탓에 2020년 5대 기업의 매출액이 67조 원을 기록했다. 모든 기업 매출을 합하면 70조 원에 달한다. 내년도 국가 예산이 677조 원 정도 되니까 10%쯤 된다.

그런데 이 산업단지는 국가산단이 아니다. 그 때문에 모든 기반 시설을 이곳에 입주한 기업들이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 도로며 수도, 전기 시설 등도 기업 자비로 건설하고 있다.

대산석유화학단지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물 부족이다. 현대오일뱅크 등 이곳에 입주한 기업들은 2023년 한 해 동안 사용한 물을 재사용했다. 정부가 관계법으로 사용한 물의 재사용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조차 하지 못해서 안달이다.

정부는 화력발전소의 경우 바닷물을 이용해 민물을 만들어 사용토록 했다. 아울러 그것을 재사용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대산산업단지 내에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지난해 1년만 한시적으로 그렇게 허용했다.

이 때문에 대산석유산업단지 내 기업들은 물의 재사용을 정부에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물 부족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대청호 물을 아산과 당진시 대호지를 거쳐 대산공단으로 끌어다 쓰고 있다. 물의 비용도 만만치 않다. 오죽하면 사용한 물을 재사용하겠다고 정부에 승인을 요청하겠는가.

다른 관점이다. 청양과 부여는 매년 홍수로 난리가 난다. 장마기만 되면 금강변이나 청양 지천변에 있는 주민들은 가슴을 졸인다. 또 홍수가 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은 걱정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런 연유로 충남도는 청양군에 지천댐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극한 기후 위기에 대처하고 장래 신규 물 수요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댐 건설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도가 제시한 근거는 이렇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가뭄으로 보령댐이 역대 최저 저수율 8%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2017년도에는 충남 서부지역에 제한 급수를 실시했다. 목이 타들어 가는 어려움을 이곳 주민들은 감내했다.

충남도는 오는 2031년부터 용수 수요량이 공급량을 초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2035년에는 하루 18만 톤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2022년부터 2024까지는 집중호우로 청양 지천의 제방이 유실되거나 붕괴하는 일이 빚어졌다. 동시에 홍수 피해가 빈발했다. 물이 넘쳐나 걱정이었다.

이런 저간의 사정으로 댐 건설은 꼭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것은 미래 세대에 홍수와 가뭄을 물려주는 일"이라는 시각이다. 김 지사는 "청양 지천댐 건설은 환경단체들의 반대로 3차례 무산됐는데 물 부족 문제와 홍수 피해 해결을 위해서는 댐 건설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의 생각은 다르다. 그들은 기록적인 폭우로 빚어진 일이라고 주장한다. 청양군 쪽 환경단체들은 청남면 제방 붕괴로 홍수가 발생했다고 했다. 또 금강과 만나는 목면에서도 제방이 붕괴되는 바람에 물난리가 났다고 했다. 기록적인 폭우에 대청댐의 방류량 증폭으로 인한 사고란 주장이다.

이들은 또 청양군민들의 대부분이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다고도 했다. 2022년 청양군 상수도 이용량은 모두 1만 1600여 톤. 이 가운데 보령댐에서 5000여 톤, 대청댐에서 1100여 톤을 사용했다. 마을 상수도나 지하수를 이용한 량이 5400톤 정도라고 했다.

댐의 건설이 필요하치 않다는 주장이다. 청양군민의 절반 정도가 지하수나 마을 상수도를 먹고 있으니 댐 건설은 이유 없다는 표현이다.

우리나라는 경동지괴의 지형이다.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다. 게다가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비가 오면 급속하게 물이 서해로 빠져나간다. 이 때문에 비가 오는 량은 많지만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물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받아두는 것이다. 옛날 선인들은 비가 오면 양동이에 혹은 큰 단지에 빗물을 받아 사용했다. 긴요하지만 흘러가는 물을 어쩌지 못하기에 찾아낸 궁여지책이었다.

탬을 만들자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큰 물그릇을 준비하자는 얘기다. 미래의 세대들이 걱정 없이 사용할 물을 담아둘 그릇을 만들자는 거다.

한국은 이미 물 부족 국가군으로 분류된 지 오래다. 그래서 많은 댐을 건설했다. 하지만 한동안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더 이상 댐을 건설치 못했다. 정치권에서 그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미래를 준비하지 않았다.

이러다 보니 이제 막다른 골목을 만났다. 이 시기를 놓치면 다음이란 기회가 없다. 물론 환경도 중요다. 그것의 보전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하지만 미래 세대들이 풍요롭게 살 수 있는 기반과 기회를 준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우리가 그것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이어서 올 다음 세대들이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고속도로가 있다고 넓히지 않으면 통행량이 급증할 때 짜증스러움을 감내해야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아니 그보다 더 큰 어려움이 후세대들에게 주어질 수 있다. 모두가 유념해야 할 대목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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