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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해리스 “조카 위해 팬케익 굽다 바이든 재선 포기 전화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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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도전 후 한 달만에 CNN과 첫 인터뷰

조선일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9일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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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9일 CNN 인터뷰에서 “서로 다른 시각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한 테이블에 앉아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선되면 내각에 공화당 출신 인사들을 포함할 것”이라고 했다. 사상 첫 흑인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그는 “인종·성별에 상관없이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직의 최적임자라 믿고 있기 때문에 선거를 뛰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뒤 대선 후보로 부상한 해리스가 언론과 인터뷰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도 함께했다.

해리스는 이날 조지아주(州) 서배너에서 가진 CNN 인터뷰에서 “나는 커리어 내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왔고 당선되면 내각에 공화당 인사들을 포함하겠다”고 했다. 해리스는 22일 전당대회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경쟁자인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선 “미국이란 나라의 성격과 힘을 약화하는 의제들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국민의 열망을 생각하면 이제 새로운 페이지로 넘어갈 때가 됐다”고 했다. 해리스는 트럼프가 ‘갑자기 흑인이 됐다’며 인종 정체성을 문제 삼은 것을 놓고는 “언제나 똑같은 낡고 지겨운 각본”이라고 했다.

CNN은 이날 민주당에서도 진보 성향이 강한 것으로 분류됐던 해리스가 바이든 정부 부통령이 된 뒤 환경, 이민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입장이 바뀐 것을 파고들었다. 2019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해리스가 “연방 차원의 프래킹(fracking·셰일 가스 채굴 공법 중 하나인 수압 파쇄법) 금지 조치에 찬성한다”고 했지만, 바이든의 러닝메이트가 된 뒤 한 발짝 물러선 것이 대표적이다. 해리스는 이에 대해 입장 변화를 시인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내 가치관은 변하지 않았다”며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고도 청정 에너지 목표를 달성할 방법이 있다”고 했다. 프래킹 규제 여부는 셰일 가스 채굴이 활발한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의 중요한 현안이다.

해리스는 또한 지난 7월 바이든이 재선을 포기한다는 발표가 나오기 불과 몇 시간 전에 가족과 함께 자택에서 쉬고 있다가 “바이든의 갑작스러운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어린 조카와 팬케이크와 베이컨을 굽고 함께 퍼즐을 맞추려던 찰나였다”면서 “바이든이 갑자기 재선 도전을 포기한다고 밝혀 ‘정말이냐’고 재차 물으니 그렇다고 했다”고도 했다. 바이든은 재선 도전 포기 이후 곧바로 해리스를 지지한 것을 두고, ‘지지를 요청한 것이냐’고 질문했을 땐 “바이든이 먼저 그렇게 말했다”고 답했다. 해리스는 “솔직히 처음에는 내 입장보다는 바이든만 생각했다”며 “역사가 바이든의 인프라, 경제, 제조업 복원, 동맹 강화 같은 업적을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과 함께한 4년은 내 커리어에서 가장 명예로운 순간이었다”고도 했다.

해리스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충돌한 것과 관련해선 “지난해 10월 7일 음악 축제에 참석했던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당했고 여성들은 끔찍한 추행을 당했다”며 “이스라엘은 자국을 지킬 권리가 있다. 이스라엘 방어에 관한 내 약속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무고한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많이 희생된 것도 맞기 때문에 카타르 도하에서 이뤄지고 있는 인질 석방을 위한 휴전 협상이 반드시 매듭지어져야 한다”고 했다.

해리스는 “당선되면 임기 첫날 중산층을 위한 ‘기회 경제’ 계획을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했다. 합리적인 가격의 주택 공급, 자녀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중소기업과 미국 가족에 대한 투자, 식품 및 식료품에 대한 연방 차원의 폭리 금지 등의 정책안을 제시했다. 왜 3년 반 재임 기간에 이런 정책들을 추진하지 못했냐는 질문에는 “트럼프가 망친 미국 경제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에 아직 실행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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