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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느린 태풍 ‘산산’ 826㎜ 물폭탄… 225만명 피난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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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5㎞로 열도 종단

규슈 상륙… 9월 3일까지 세력권

“4명 사망·1명 실종·85명 부상” 보도

동북방향 진행… 토사재해경보 발령

역대 가장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제10호 태풍 ‘산산’이 29일 오전 규슈 남부에 상륙해 북상하면서 일본이 초긴장 상태에 접어들었다. 태풍이 느린 속도로 이동하며 다음달 3일 무렵까지 일본 열도를 종단할 것으로 보여 큰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상당한 인명, 재산피해가 이미 발생해 일본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은 주민들에게 극도의 주의를 당부했다.

세계일보

종이처럼 구겨진 철제 구조물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사상 최강 위력의 제10호 태풍 ‘산산’이 29일 오전 일본 남부를 강타한 가운데 미야자키의 한 주택가에서 강풍에 날아온 철제 구조물이 전선 위에 위태롭게 걸려있다. 미야자키=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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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은 이날 오전 8시쯤 규슈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시에 상륙해 느린 속도로 북상했다. NHK방송은 “오후 6시 기준 중심 기압은 980hPa(헥토파스칼), 최대 풍속은 초속 30m, 최대순간풍속은 45m로 중심에서 반경 110㎞ 이내에 25m 이상의 풍속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록적인 폭우도 내렸다. 이날 오후 5시까지 72시간 동안 내린 비는 미야자키현 미치토정(町)이 826㎜, 가고시마현 긴코정이 586㎜로 예년 8월 한달간 강수량의 2배 가까이를 기록했다. 폭우에 따라 미야자키현, 가고시마현, 구마모토현, 오이타현 등에 토사붕괴의 위험성이 상당히 커져 토사재해경계경보가 발령됐다.

규슈에 상륙한 태풍은 일본 열도를 종단하듯 동북 방향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태풍은 이동 속도가 시속 15㎞에 불과할 정도로 느려 호우나 폭풍의 영향이 오래갈 것으로 예상됐다. 태풍 상륙을 앞두고 규슈 남부의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 구마모토현에서는 총 113만여 가구 225만여 명에게 피난 지시 명령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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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 피해도 잇따라 발생했다. NHK는 산산의 영향으로 이날 오후 9시 기준 4명이 사망했고, 1명이 실종, 85명이 부상을 입었다는 자체 집계결과를 전했다. 사망자 3명은 태풍으로 인한 호우로 지난 27일 밤 아이치현 가마고리시에서 산사태가 발생, 일가족 5명이 매몰된 사고에서 나왔으며, 29일 도쿠시마현 카미이타마치의 주택 2층 지붕이 무너져 80대 남성 1명이 사망했다.

또 교통수단 운행 정지, 정전, 공장 휴업 등이 잇달았다. 신칸센 일부 노선이 이날 운행 정지에 들어갔고, 일본항공(JAL), 전일본공수(ANA)는 600편 이상의 결항을 결정했다. 규슈 7개현에는 20만3000호가 정전됐다. 도요타자동차는 전날 저녁부터 일본 내 차량 조립공장 14곳의 가동을 모두 중단한 상태이고 닛산자동차와 혼다도 29∼30일 규슈에 있는 공장의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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