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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진성오의 신비한 심리사전] 코로나, 기생충 그리고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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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옛날이라면 역병이라고 할 수 있는 전염병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의 삶의 모습을 이전과 매우 다르게 변화 시키고 있다. 오랜 기간 마스크를 쓰고 사람과의 관계를 원격만남으로 변화되도록 하여 혹자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인류의 삶이 달라질 것이라고 한다.

만일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혹시 우리의 성격도 변화 시킬 수 있을까'라는 엉뚱한 상상을 해보자면 독자들은 의아해 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사실 인류역사에서 코로나 같은 전염병은 인간의 성격 유형을 형성하는데 매우 중대한 영향을 주고 받았다.

더 정확히는 인간 성격 중 기질에 영향을 주었으며 특히 '빅 5 성격이론'에서 말하는 개방성과 매우 연관관계가 높다. 자세히 말하면 개방성이라는 성격 유형이 전염병에 대한 내성과 매우 깊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개방성'이란 성격 특성을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간단히 설명하면,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뭔가 새로운 것을 좀 더 쉽게 받아들이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문학이나 미술, 혹은 연애 더 크게는 문화 진보에 매우 중요한 형질의 성격 차원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인류에게 고통을 주면서 우리의 생존을 위협한 것들은 아이러니 하게도 코로나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존재들이었다. 학자들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공중위생과 의학이 생기기 전에는 인간의 질병, 죽음, 불임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기생충이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기생충은 정확히 우리 신체에 기생하는 모든 것들을 의미한다. 즉, 바이러스, 박테리아, 원생동물, 연충 등의 작고 수명이 짧은 존재로 그 진화의 속도가 인간 같은 숙주들보다 빨리 진화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러한 기생생물 중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유산균 같은 유익한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우리에게 유해한 나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인간은 생화학적 방어 시스템을 진화시켰는데 이를 적응성 면역계라고 부르고 이것의 대표적인 것들은 림프구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각 개인의 림프구들은 그 사람이 거주하는 집단에서 흔한 종류의 기생생물을 물리치도록 학습하고 이 과정을 통해서 인간은 자신이 만난 기생생물에 대한 면역 기억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예방접종은 이런 원리를 이용하여 림프구의 활성 없이 병원균을 노출시켜 림프구들에게 새로운 종류의 병원체에 대해 가르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면역계가 학습한 기생생물에 대한 저항성은 지역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에 어떤 지역에 사는가에 따라서 면연계의 학습 수준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지역성으로 이 기생생물을 보면 다른 친족, 다른 씨족, 다른 부족, 다른 민족, 다른 인종 출신의 사람들은 약간 다른 방식으로 숙주에게 전염되고 약간 다른 방식으로 숙주를 감염시켜 병들게 만들도록 진화한 다른 종류의 기생 생물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외부인들과 교류하면 해당 지역의 기생생물 이외의 세균들에 공격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그래서 이러한 지역의 사람들은 이방인에 대해 방어적이 되고 더 조심하게 되는데 이러한 집단은 사전 대처 방식으로 심리적 면역계나 방어 시스템을 가지게 되는데, 아예 그러한 위험성을 가진 사람과의 접촉을 회피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기생생물이 많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외래인공포증'이 클수록, 그리고 자민족중심주의가 강할수록 이익이 되는 것이다.

그 반대도 옳다. 즉 전염병이나 기생생물과 접촉할 가능성이 낮은 지역의 사람들은 좀 더 타 문화나 사람들을 받아들이기 쉽게 진화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향이 개인적인 성향으로 개방성이 높아지는 성향을 갖게된다고 설명된다. 즉, 개방성인 높은 사람은 새로운 생각, 경험, 장소, 문화를 찾도록 추동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전염병 혹은 기생 생물이 인간의 성격적 성향의 한 특성을 만드는 효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그럼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서도 이러한 개방성의 차이가 심리적 혹은 행동적인 차이로 나타나는지 궁금할 수 있다.

좀 더 과장해서 말하면 진보와 보수성향의 차이를 가지는 사람들이 정치적인 내용이 아니라 그냥 '기생생물에 대한 두려움의 차이 즉 개방성의 차이일 가능성이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진다면 답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좀더 진보적인 성향을, 낮은 사람은 보수적인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어느 날 오미크론이 걸려 고생한 의사 친구가 자신이 궁금해서 저널을 좀 찾아본 것을 필자에게 알려준 적이 있는데, 말인 즉슨 '다양한 사람과 키스를 많이 한 사람일수록 코로나에 면역이 더 높다'라며 자신이 오미크론에 걸린 것은 자기가 너무 순수해서라고 전하였다. 믿거나 말거나…. /진성오 세종사이버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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