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4년 9월) 발표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서울 명목 주택가격은 2021년 상승기 가격의 90%를 회복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국의 아파트 가격은 전고점 대비 88%를 회복했고, 서울은 92% 회복했다. 서울 중 서초구와 성동구는 각각 101%, 100%로 전고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주택가격이 오르면서 소득, 사용가치와의 괴리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택시장 위험지수를 살펴보면 서울은 올해 1분기 0.62에서 2분기 0.93으로 올랐다. 7월 기준 위험지수는 1.11이다.
주택시장 위험지수는 주택가격과 소득, 사용가치의 괴리폭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0.5에서 0.5미만 중립 ▲0.5~1.5미만 고평가 ▲1.5~2.5미만 과열위험을 의미한다. 사실상 2019년 3분기(0.49) 이후부터 서울지역의 집값은 고평가돼 있었지만 최근들어 심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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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값 상승, 기존 상승기 사이클 유사
이날 한은은 주택거래에 따른 가계부채 비중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1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2.1%로 OECD 31개국 중 4번째로 높다. 다만 가계대출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4월 5조원 ▲5월 6조원 ▲6월 5조9000억원 ▲7월 5조4000억원 ▲8월 9조3000억원 늘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은은 또 이 같은 상황이 ▲2001~2003년 ▲2005~2008년 ▲2015~2018년 ▲2020~2021년 주택가격 상승시기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회복 기대감에 주택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가계부채가 늘고, 이로 인해 집값이 상승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부총재보는 "기존에도 주택건설이 감소하는 등 공급부족 우려가 제기되고,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주택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다"며 "서울 등의 신축아파트 공급부족 우려가 커지고 금리인하 기대감에 대출금리가 하락하는 최근상황이 기존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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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빚 갚느라 지갑 닫는 가계 5.1%→12.2%
다만 늘어난 가계부채는 상환부담으로 이어져 소비를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소비를 제약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임계치는 47%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 임계치보다 높은 가계의 비중은 2013년 5.1%에서 2023년 12.2%로 늘었다.
박 부총재보는 "가계부채비율이 80%를 상회한 2010년 이후에는 소비가 급격히 감소했다"며 "높은 가계부채비율은 소비를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인하 시기는 집값보다 '가계대출' 둔화세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박 부총재보는 "지난달 금리 결정 당시, 주택거래와 가격이 급등하고, 가계부채가 8조원 이상으로 오를 것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금리를 동결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후 정부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여러 정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를 제한한다는 측면에서 (집값상승)이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금리인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는데 경제성장 흐름과 금융안정측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한은은 경제성장 흐름의 주요 문제로 거론되는 내수(소비·투자)는 기업실적이 개선되며 하반기 회복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집값의 경우 가계부채 증가세가 잡히면 서서히 둔화될 수 있기 때문에 가계부채 둔화세에 따라 금리인하 시기가 결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그리고 거시건전성 규제와의 적절한 정책조합(policy mix)이 어느 때보다 긴요한 시점"이라며 "정책 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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