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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5분 뒤면 숨 못 쉴거 같아”…11초 통화, 딸의 마지막이었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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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22일 부천호텔 화재로 숨진 김아무개(28)씨의 빈소. 고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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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대원들 안 올라올 거 같아. 나 죽을 거 같거든. 5분 뒤면 숨 못 쉴 거 같아. 일단 끊어.”



지난 22일 저녁 경기 부천의 한 호텔에서 난 화재로 숨진 김아무개(28)씨가 어머니에게 건 마지막 통화는 11초에 불과했다.





23일 경기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에 꾸려진 김씨의 빈소는 유족들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하루아침에 생때같은 딸을 잃은 어머니는 다급한 사고 상황이 담긴 딸의 마지막 음성을 들으며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오열했다. 황망한 부음을 듣고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도 차마 위로의 말을 건네지 못하고, 눈이 퉁퉁 부은 채 오열하는 유족을 부둥켜안아 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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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밤 큰 불이 나 7명이 죽고 12명이 다친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에 23일 오전 소방·경찰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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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남자친구와 전날 부천 호텔을 찾았다가 8층 객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김씨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건 시각은 전날 저녁 7시42분으로, 바로 앞 객실인 810호에서 불이 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김씨 어머니는 이날 “우리 딸과 남자친구가 8층에 있다고 소방에 신고도 했지만, 소방대원들은 8층 구조는 신경도 안 쓰고 사다리차도 없이 올라갔다”며 “사다리차가 있었으면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제대로 구조하지 않은 소방에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김씨 어머니는 “나중에 어떤 경찰이 ‘사실은 8층은 연기가 많아서 진화를 못 했다’고 말했는데 그게 말이 되냐”며 분노했다.



김씨의 동생도 8층 객실에 진입하지 않은 소방당국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김씨 동생은 “아빠가 화장실에서 물 틀고 있으라며 대처 방법도 얘기했지만 언니는 연기가 많이 나서 점점 숨쉬기 힘들다고 했다”며 “(그러는 동안) 소방은 1층부터 (계단으로) 올라갔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흐느꼈다.



이날 경기 부천시 부천장례식장에도 8층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여성의 빈소가 꾸려졌다. 어린 자녀들을 포함한 유족들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이번 화재는 전날 저녁 7시34분 경기 부천 중동의 한 호텔에서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불길이 호텔 건물 전체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객실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유독가스가 내부에 빠르게 퍼져 인명 피해가 컸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고나린 기자 me@hani.co.kr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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