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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코스피 제대로 성장했다면 6000 넘어야…‘저평가’ 말조차 부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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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에프케이아이(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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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상법 개정(이사 충실의무 주주로 확대) 언급이 줄어들어 우려했다. 이 말씀드리려고 새벽부터 대구에서 왔다.”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부가 판을 짠 토론회에서 정부 당국자를 공개 저격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자본시장의 불공정한 관행에 적극 대응하려는 듯하다가 주춤한 당국자들을 향한 쓴소리다.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컨퍼런스 센터에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회’가 열렸다. 국내 증시의 밸류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국민연금공단이 함께 주최했다.



이 교수는 “이복현 원장이 상법 개정 관련 주장을 많이 하다가, 지난 7월 이후 관련 언급이 줄고, 수위를 낮춘 것 같다”며 이 원장을 직격했다. 기업의 이사들이 회사뿐만 아니라 소수주주의 이익에도 충실할 수 있도록 상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던 이 원장이 어느 시점부터 입을 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월 한 포럼에서 상법 개정에 대해 “기업인이 걱정하는 결론을 도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뒤 이 원장은 이 사안에 대한 언급을 줄였다.



이 교수는 “이사 충실 의무 확대는, 국가로 치면 헌법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명시하는 것과 같다. 상법은 이 기본적인 것도 선언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작 지금 정부는 상속세와 총수 세금을 깎아주는 데 초점이 잘못 맞춰져 있다. (정부의) 공감 능력이 정말 너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상법 개정 필요성에 관해 얘기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소통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기업·투자자 등과 소통하는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외국 투자자들의 시각도 엿볼 수 있었다. 박유경 네덜란드연금자산운용(APG) 전무는 “일본 등 다른 나라처럼 국내총생산(GDP)에 맞춰 코스피가 성장했다면 (현재) 6000이 넘어야 한다. 저평가라고 말하기도 너무 부끄럽다. 자본 시장에서 (코스피에 대한) 평가는 끝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철우 신한금융지주 파트장도 “글로벌 투자자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우려를 지속해서 제기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주총회 제도 개선에 대한 주문도 나왔다. 이상목 컨두잇(소액주주플랫폼) 대표는 “주주명부를 하루 전에 주거나 위임장을 조작하는 경우가 많다. 주총 투표에서 졌는데 이겼다고 등기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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