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3 (금)

부천호텔 화재 19명 참변, 스프링클러 없었다…매트 뛰어내린 남녀 숨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03년 준공된 호텔, 7명 사망 12명 부상
사망자 모두 한국인…대부분 8~9층 투숙


매일경제

지난 22일 오후 경기 부천 모 호텔의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이 불로 7명이 숨졌고 다른 투숙객 등 12명이 다쳤다. [사진 출처 = 경기 부천시,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부천 호텔에 불이 나 투숙객 등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친 가운데 화재 발생 호텔 객실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소방 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39분께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있는 9층짜리 호텔 8층 객실에서 불이 나 20∼50대 투숙객 등 7명이 숨졌다. 사망자 7명 중 남성은 4명, 여성은 3명으로 확인됐다.

당초 사망자 중 외국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부천시가 확인한 결과 사망자는 모두 한국인이었다. 대부분이 발화지점으로 지목된 810호 객실 인근의 8∼9층 투숙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녀 투숙객 2명은 불이 나자 8층 객실에서 호텔 외부 1층에 설치된 소방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으나 사망했다.

한 여성은 호텔 8층 계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이상돈 부천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사상자들은 8층과 9층 객실 내부를 비롯해 계단과 복도 등지에서 (주로)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어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남녀 2명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처음에는 에어매트가 정상적으로 펼쳐져 있었는데 이들이 뛰어내린 뒤 뒤집힌 걸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부상자 12명은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이 가운데 중상자는 3명이고,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매일경제

23일 경기 부천 모 호텔 입구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되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화재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조사 결과 불이 나기 전 한 투숙객이 810호 객실에 들어갔다가 타는 냄새를 맡고는 호텔 측에 “객실을 바꿔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810호는 투숙객 없이 비어 있는 상태였다.

객실에서 시작된 불이 호텔 전체로 번지진 않았으나, 순식간에 건물 내부에 검은 연기가 가득 찬 데다 유독가스로 인해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 과장은 “선착대가 도착할 당시 (호텔) 내부에 이미 연기가 가득 차 있었다”며 “(객실) 창문으로 분출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준공된 이 호텔 객실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스프링클러는 관련법 개정으로 2017년부터 6층 이상 모든 신축 건물에 층마다 설치하도록 의무화됐다. 그러나 일부 의료기관 등을 제외하면 설치 의무가 소급 적용되진 않는다.

불이 난 호텔에는 모두 64개 객실이 있고, 화재 당일 27명이 투숙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화재 접수 3분 만에 ‘대응 1단계’를, 18분 만에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작업을 하면서 투숙객 구조작업을 벌였다. 대응 1단계에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고, 대응 2단계에는 인접한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한다.

화재 현장에는 펌프차 등 차량 70여대와 소방관 등 160여명, 경찰관 90여명, 부천시 공무원 60여명이 투입됐다.

불은 2시간 47분 만인 이날 오후 10시 26분께 완전히 꺼졌다. 소방당국은 그로부터 9분 뒤 대응 단계를 해제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