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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푸틴 위해 죽고싶지 않다"…자대 폭파 후 우크라 망명한 러 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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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사진 텔레그래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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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 군인이 자군 기지를 스스로 폭파한 뒤 우크라이나로 망명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실명이 공개되지 않은 러시아 군인은 최근 자신의 부대 본부를 폭파한 뒤 탈출해 우크라이나로 망명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HUR)은 이 같은 비밀 작전을 공개하며, 해당 군인의 망명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는 러시아 단체인 러시아 자유군단(FRL)의 도움을 받아 수개월에 걸쳐 치밀하게 계획됐다고 밝혔다.

본부 지하에서 비밀리에 촬영된 영상에는 주로 전과자나 전직 용병으로 구성된 러시아 부대원들이 대화를 나누거나 총기를 정돈하는 모습이 담겼다.

용병으로 구성된 러시아 부대원들이 대화를 나누거나 총기를 정돈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들이 잠자리에 들자 본부 안에서는 엄청난 폭발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폭파 작전을 실행한 러시아 군인은 부대를 빠져나와 미리 정해진 경로를 통해 최전선을 넘었고, 이후 우크라이나 영토로 넘어가 항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러시아 군인은 21일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시 본부 지하실에는 약 15명이 있었고, 그들이 자는 침대 바로 위에는 파이프가 있었다"며 "그 파이프에 수류탄을 던져서 터지게 하도록 계획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과 민간인 및 군인을 상대로 처형, 구타, 강탈 등 러시아 지휘부가 저지른 범죄에 환멸을 느꼈다"며 "나는 군에 복무하고 싶었고, 조국을 지키겠다고 맹세했지만, 푸틴을 위해 죽고 싶지는 않았다"고 했다.

해당 군인과 함께 비밀 작전을 준비한 FRL 측은 텔레그래프에 "이 작전은 러시아 국민에게 저항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똑똑하고 용감한 사람들에게 푸틴 정권을 전복하기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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