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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돈벼락 맞은 해리스 “토론 한 번 더?”…트럼프 “가능성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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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후 호재 쏟아진 해리스
기부금 4300만달러나 몰려
팝스타 스위프트까지 지지
“한번 더 하자” 제안하기도

“상대 거짓말 폭로 못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실망감
재대결 요구 목소리 커져
25일 NBC 주관으로 열릴듯


매일경제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의 TV 토론에서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려 보이는 제스처를 취하며 발언하고 있다. 이날 두 후보는 경제·이민·낙태 정책 등을 놓고 100분 넘게 동안 날선 공방을 벌였다. 2024.09.11 [사진 =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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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TV토론이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로 끝나면서 미국 대선 판세도 요동지고 있다.

기부금과 지지율이 모두 해리스 캠프로 쏠리고 있다. 특히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출신 글로벌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해리스 지지 선언까지 나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오는 25일 2차 TV토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트럼프 캠프의 대규모 기부자들은 토론 이후 우려를 표명하고, 민주당은 토론 이후 몇 시간 만에 거액을 모금했다”면서 “이번 토론으로 두 사람의 모금액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해리스 캠프는 기세를 올리고 있다. 민주당 정치인·진보 단체 등을 위한 온라인 기부 플랫폼 액트블루(ActBlue)에 따르면 토론 시작 몇시간 만에 민주당은 이 플랫폼에서 4300만 달러(약 577억 원)를 모았다. 이는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부통령후보로 지명된 날 이후 이 플랫폼에서 기록한 일일 최다 모금액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매일경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9·11 테러’ 23주기 추도식에 주요 정치인이 모두 참석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조 바이든 대통령, 테러 당시 뉴욕 시장이었던 마이클 블룸버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부터)이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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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텍사스에서 기금 모금 활동을 하는 다윈 더그는 “트럼프는 해리스의 거짓말을 폭로할 기회가 많았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토론을 지켜보는 것이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트럼프 지지단체에 기부한 벤처 투자가 키스 라부아도 “트럼프의 주의가 산만해져 해리스를 묻어버릴 쉬운 기회들을 많이 놓쳤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본인의 소셜미디어(SNS)에 “(해리스가)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적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며 대선후보에서 물러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해리스가 “전달력, 세련미, 구성력, 준비성 면에서 분명히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선토론을 약 670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트럼프 캠프는 더 뼈아픈 실패를 안게 됐다.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이 이날 7개 TV 네트워크를 통해 토론을 지켜본 시청자 수를 집계한 결과인데, 지난 6월 27일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간 TV토론 시청자 수 5100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TV가 아닌 온라인 플랫폼으로 토론을 지켜본 시청자 수 또한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시청자 수는 이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토론 직후 ‘현존 최고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한 것도 대선판을 흔들고 있다. 이 글은 하루만에 ‘좋아요’ 900만회를 받았고, 미국 유권자 등록 정보를 제공하는 홈페이지에 34만명에 육박하는 유권자들이 유입됐다. 이번 대선의 핵심 경합지역인 펜실베이니아주 표심도 들썩이고 있다. 스위프트는 펜실베이니아주 레딩에서 태어나 와이오미싱에서 자랐다.

수세에 몰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2차 TV 토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해리스 측은 전날 토론 직후 2차 토론을 제안했지만, 트럼프 캠프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9·11 테러 당시 네번째 비행기가 추락한 지역인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을 찾은 자리에서 이달 25일 NBC 방송 토론에 대해서는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측이 이날 ABC 방송의 편파적 진행을 비판했던 터라, 2차 토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언론들은 보고 있다.

이에 앞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9·11 테러 23주년 추모식에서 만났다. 이날 행사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과 함께 먼저 도착했고,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나타났다. 이들은 서로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국립 9·11 추모박물관이 정치인의 연설을 제한하기로 결정해 별도의 연설은 없었다. 대신 이들은 9·11을 절대 잊지 않고 테러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추모식은 펜실베이니아 섕크스빌과 워싱턴DC 인근 펜타곤(미 국방부) 등 테러 현장에서도 잇따라 열렸다.

한편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의 소방서를 방문한 자리에서 ‘트럼프 2024’ 모자를 잠시 착용해 화제를 모았다. 미국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이날 행사는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이 모자를 쓴 바이든 대통령의 사진과 영상이 ‘바이든이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가짜뉴스로 만들어져 급속히 퍼졌다. 이에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9·11 테러 23주기를 맞아 초당적 단결을 강조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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