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3 (금)

글로벌 펀드들이 사랑한 주식 1위는 TSMC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BOA, 7746개 펀드 조사

조선일보

그래픽=김현국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글로벌 대형 펀드들이 꼭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있을까? 있다면 무엇일까?

22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30조달러(약 4경74조원)를 운용하는 7746개 펀드를 최근 조사해 보니 가장 많은 펀드가 갖고 있는 종목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비율이 94%로 대부분의 글로벌 펀드가 들고 있었다. 서영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TSMC는 앞으로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며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엔비디아, AMD 등 주요 고객사에서 수주가 증가하는 등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되는 회사”라고 했다.

2위는 클라우드 시장의 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 3위는 한국 증시의 대장주 ‘삼성전자’였다. 올 들어 AI 투자 열풍을 이끈 엔비디아는 7위였다. 현재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은 순위에 없었다.

조선일보

그래픽=김현국


◇AI반도체 관련 종목 인기

BOA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증시가 1.5% 상승하면서 매수 전략만 취하는 롱-온리(long-only) 펀드가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액티브 주식 익스포저(위험 노출)는 101억달러 증가했다. 이들이 주로 매수하는 종목이 AI 반도체 종목 중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고 평가받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삼성전자라는 분석이다.

올 들어 엔비디아는 166.76% 올랐지만, MS는 14.36% 올랐다. 안소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알파벳(구글)과 대비되는 MS의 차별점은 AI의 수익화가 더디지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클라우드 부문에서 AI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고, 향후 퍼스널컴퓨팅 부문에서도 AI용 PC를 통한 수익화가 기대된다”고 했다.

삼성전자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AI 반도체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서 대규모 수주 보도들이 나오는 만큼 지금이 바닥이라는 기대감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 개선세를 고려하면 잃을 게 없는 (현재 삼성전자) 주가”라며 “조정기를 거치며 밸류에이션은 더욱 높아졌다”고 했다.

◇인도 최대 은행 HDFC도 주목

한편 인도 최대 민간 금융회사인 HDFC은행이 4위를 차지했다. 이는 인도의 높은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분석된다. HDFC은행은 인도 대표 지수인 ‘니프티 50′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홍성배 NH투자증권 성동WM센터 PB팀장(WM마스터즈)은 “인도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폭락세에서도 가장 낙폭이 작았던 국가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모디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도 줄어들어 정책의 연속성에도 힘이 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소니가 6위에 올랐다. 소니는 엔화의 변동성 확대 이슈가 있지만, 김채윤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니는 누적 영업이익률 10% 이상의 목표 달성을 위해 IP(지식재산권) 사업을 최우선으로 두고 인수·합병(M&A)과 구조개혁 등을 할 방침”이라고 했다.

반면, 올해 들어 세 자릿수의 주가 상승률을 올린 ‘엔비디아’는 7위였다. 글로벌 펀드들이 엔비디아 상승세가 어느 정도 꺾였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 6월 액면분할 전 많은 펀드들이 매도하면서 이익 실현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주식이 액면 분할할 경우 개인 투자자들은 몰리지만, 펀드 등은 매도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일각에서 실적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홍성배 NH투자증권 팀장은 “엔비디아는 최근 차세대 AI칩 설계 결함 이슈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됐던 공격적인 매수세는 크게 줄어든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BOA에 따르면, 올 들어 글로벌 펀드들은 현금은 줄이고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산을 재분배하고 있다. BOA 전략가들은 “글로벌 경제 사이클에 대한 낙관론이 커지는 것”이라고 했다. 펀드들은 주식에 누적해서 584억달러를 추가 배분했는데, 유럽(279억달러), 미국(182억달러), 신흥시장(152억달러),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73억달러)에서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이혜운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