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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단독] “화재 공포에 분위기 확 바뀌었다”...전기차 보조금 절반으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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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구매 보조금 1위 현대차
지자체 보조금 소진도 최저 전망


매일경제

서울의 한 주차장에 전기차가 주차돼 있다. 사진과 기사는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잇단 사고로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올해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규모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직접 구매 보조금 제도를 개편해 전기차 충전기와 안전 설비 기반시설을 확대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현대자동차와 기아, 테슬라 등 전기차 판매 상위 5개 제조사가 받은 구매 보조금은 3686억2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조1410억3200만원과 비교하면 32.3% 수준이다. 이 추세라면 연말까지 가더라도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올해 구매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은 제조사는 1866억6200만원을 받은 현대차다. 기아는 1169억2600만원을 받았다. 해외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테슬라가 371억29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 소진율 역시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일반 대상 전기차 구매 보조금 소진율은 이달 기준 55.2%에 그쳤다. 전기차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은 서울과 부산도 보조금 소진율이 각각 47.3%, 49.9%로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전기차 캐즘(수요 침체)에 전기차 포비아 현상까지 더해지는 가운데 전기차 제도 전반에 대한 개편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일률적인 보조금보다는 관련 예산을 전기차 충전기를 비롯해 화재예방 기반 시설에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해 전기차 완속충전시설 보조사업의 경우 이달 기준 전체 예산 540억원 중 91.5%가 소진되고 46억원만 남았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친환경차 보급정책 개선 방향’ 보고서에서 전기차 보급을 늘리려면 현행 구매 보조금 지급 금액을 줄이고 충전 설비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조금 지급으로 추가 보급된 전기차 물량이 6만6000대인데 충전기 9만기로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예산은 약 85% 절감할 수 있다.

김위상 의원은 “이번 전기차 대란을 계기로 정책 전반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며 “충전설비 확충은 물론 주차장 내 소방시설 강화를 통해 전기차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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