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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소주 사업 뛰어드는 오비맥주, 시장 판도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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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로 국내 영업망 구축, 신규 브랜드 운영 발판
소주 수출액 성장세…해외 시장 확대 우선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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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가 '푸른밤(사진 오른쪽 상단)' 브랜드를 전개한 제주소주 인수를 결정한 가운데 국내 소주 시장 1강 1중 체제가 재편될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신세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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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우지수 기자] 오비맥주의 '제주소주' 인수 소식에 국내 주류 업계 이목이 몰리고 있다. 오비맥주가 제주소주를 기반으로 국내 소주 사업에 진출한다면 크게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1강 1중 체제로 구성된 국내 소주 시장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서다. 맥주 강자 오비맥주가 전국 유통망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주 시장에 본격 뛰어들지 주목된다.

오비맥주는 제주소주를 신세계L&B로부터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오비맥주가 소주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비맥주 측은 이번 인수 목적으로 한국 소주의 해외 시장 공략을 들었고 국내 시장 진출 여부는 알리지 않았다. 다만 주류 업계는 오비맥주가 국내 소주 사업을 시작하게 될 경우 발생할 시장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주소주는 제주도 향토기업으로 지난 2016년 이마트가 인수했다. 이마트는 '푸른밤' 브랜드를 주축으로 제주소주를 운영했지만 연이은 적자로 지난 2021년 국내 소주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후 자회사인 신세계L&B가 인수했고 지난 6월 제주소주를 물적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인수로 국내 대형 주류 기업 3개(하이트진로·오비맥주·롯데칠성음료)가 모두 소주 생산 역량을 보유하게 됐다. 주류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맥주 점유율 상위 사업자 오비맥주가 국내에서 소주 사업을 시작한다면 국내 소주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특히 하이트진로에 비해 소주 점유율이 떨어지는 롯데칠성음료가 위기감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고 봤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소주 시장 점유율은 59.8%, 롯데칠성음료는 18%로 각각 1, 2위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한 주류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 오비맥주가 소주 시장에 자리를 잡는다면 점유율이 낮은 기업일수록 타격을 더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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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가 '카스'로 구축한 국내 영업망을 바탕으로 신규 소주 브랜드를 출시해 국내 소주 시장 공략에 나설지 주목된다. /우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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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예측은 오비맥주가 카스를 판매하는 매장에 신규 소주 브랜드를 함께 납품하는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데서 나왔다. 오비맥주는 맥주 브랜드 '카스'를 필두로 유흥, 외식 시장에서 넓은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오비맥주가 파악하고 있는 가정·유통·외식 시장 맥주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50%에 달했다.

이 주류 업계 관계자는 "넓은 영업망은 신제품 운영에 장점이 된다. 식당에서 신제품을 맛 본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편의점에서도 구매할 확률이 생긴다"며 "카스 점유율이 크기 때문에 오비맥주가 소주를 납품할 수 있는 매장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류 업계 관계자는 "소주는 소비 관성이 강하기 때문에 신규 브랜드가 자리 잡기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롯데칠성음료 '새로'가 빠르게 성장한 것처럼 등 마케팅에 따른 신규 브랜드 흥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오비맥주가 국내 맥주 소비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소주 사업에 손을 뻗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켓링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4조2462억원이었던 국내 맥주 시장은 지난해 3조9297억원으로 2년간 7.5% 감소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진로이즈백', '새로' 등 제로 슈거 소주로 건강을 챙기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과일 소주 제품군으로 해외 판로를 넓히고 있다. 해당 관계자는 "소주와 맥주를 함께 팔면 고객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어 주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소주 수출액은 지난해 10년 만에 1억달러(약 1340억원)를 넘어섰다. 구자범 오비맥주 수석부사장은 "이번 인수는 오비맥주의 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며 "카스 수출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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