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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청담동 술자리’ 첼리스트 “외압 없어...태어나서 尹·韓 본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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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의 발단이 됐던 첼리스트 A씨가 법정에서 본인이 거짓말을 했고, 해당 의혹 자체가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21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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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왼쪽)과 김의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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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재판장 정하정) 심리로 열린 1심 재판에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주장했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현 국민의힘 당대표)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김의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튜브 매체 더탐사 등을 상대로 10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이날 “2022년 7월 자정 무렵 청담동 소재 술집에 윤석열 대통령이 온 사실 있느냐”는 원고 측 대리인 질문에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대통령과 원고(한 전 장관)를 직접 대면한 적 있느냐”는 질문엔 “태어나서 한 번도 그 분들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의혹의 핵심인 2022년 7월 19~20일 윤 대통령과 한 전 장관이 청담동 술집에서 모임을 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전 남자친구 B씨와 통화한 녹음 파일이 술자리 의혹 제보의 단서로 사용된 것과 관련해서 A씨는 “정확히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씨에게도 결국 술자리가 사실이 아니었음을 본인이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피고들은 증인이 술자리가 있었다고 얘기한 것은 진실이고, 외압이나 협박을 받아 (말을 바꾸는 행위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와 관련된 외압이나 협박이 있었느냐”는 질문엔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B씨로부터 ‘떳떳하게 진보 영웅으로 살아가라. 네 한 마디에 정권의 명운이 달려있다. 넌 이미 영웅이 된 것이고 기회를 잡느냐 마느냐, 네 선택만 남았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도 증언했다.

이날 재판에선 피고 측 대리인 등의 질문도 이어졌다. 피고 측 대리인이 “윤석열, 한동훈을 언급하며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은데 맞느냐”는 질문에 A씨는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공인에 피해를 끼쳤으니 죄송한 마음이 있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통화 파일 등에서) 너무 자세하게 (술자리에서 일어난) 행동들을 묘사했다”라는 질문엔 “제가 거짓말을 해 (사건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고, 그 부분에 대해선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제가 거짓말을 했으니 거짓말을 했다고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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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구 기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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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중 한 명인 강진구 뉴탐사 선임기자가 “(제게) 전화나 카카오톡에서 ‘이게 다 (전) 남자친구가 거짓말 한 것이다’ 이런 취지로 얘기한 적이 없지 않느냐”고 묻자 A씨는 “통화나 문자를 길게 한 적이 없지 않느냐. 저는 거짓말이라고 하는데도 계속 진실이라고 하는 이유를 묻고 싶다”고 말했다.

A씨는 이날 김의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2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의혹과 관련한 자신의 목소리를 재생한 것에 대해서도 “음성 재생에 관한 사전 및 사후 동의는 물론 지금까지 진위 여부 확인을 위한 연락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도 증언했다. 김 전 의원은 이 소송 피고 중 한 명이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종결하고 오는 10월 16일에 선고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앞서 A씨는 지난 6월 26일 열린 별도의 방송(보도)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 재판 심문 기일에도 출석해 “그날 술자리에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및 김앤장 변호사가 있었다는 걸 남자친구에게 거짓말 한 것이라고 확실히 얘기했다”고 하는 등 이런 술자리가 애초에 없었으며 본인이 허위로 말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김의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2년 10월 국회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혹이다.

한 전 장관이 그해 7월 청담동의 한 고급 술집에서 윤 대통령,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수십명 등과 심야 술자리를 즐겼다는 것인데, 김 전 의원은 당시 A씨가 B씨에게 이런 내용을 말하는 통화 녹음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A씨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 “늦게 귀가하는 것을 속이기 위해 B씨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진술하는 등 자신이 거짓말을 했음을 거듭 주장해왔다.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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