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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 꼭 성취일까요?" 김애란표 성장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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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성장의 의미를 다르게 바라봤습니다. 보통 성장이라고 하면 성취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소설에는 그와 반대로 무언가를 그만둔 아이들이 나옵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내 고통만큼 다른 사람의 상처도 이해하게 되길 바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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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애란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신작 장편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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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애란(44)이 장편 『이중 하나는 거짓말』로 돌아왔다. 소설은 '그림과 비밀'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고등학교 2학년 세 친구가 조금씩 가까워지는 과정을 담았다. 김애란은 21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작을 "성장소설이자 가족소설"이라고 설명하며 '성장'의 의미에 대해서도 자신만의 해석을 내놨다.

제목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소설 속 독특한 자기소개 방식에서 따왔다. 소설 속 학교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자기소개를 시키며 거짓인 문장을 하나 섞으라고 주문한 뒤 나머지 아이들에게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 가려내도록 한다. '거짓말'은 서사의 재미와 아이들의 유대를 강화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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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장편 『이중 하나는 거짓말』 표지. 사진 문학동네


"소설에 웹툰을 그리는 친구들이 등장하는데요. 흔히 소설이나 웹툰을 '허구'나 '픽션'이라는 말로 표현하잖아요. 저는 그보다 '거짓말'이 더 큰 말이라고, 더 큰 괄호라고 생각해요. 허구라고 하면 재미를 위해 지어낸 이야기일 뿐이지만 '거짓말'이라고 하면 우리가 자신을 속일 때 하는 기만적인 거짓말, 누군가를 배려하는 거짓말, 일상적으로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거짓말까지 포함되니까요. 소설에는 여러 가지 거짓말이 나옵니다."

주인공 청소년 중 한 명은 죽을 사람을 미리 알아보는 초능력의 소유자다. 그의 소설에 좀처럼 등장하지 않았던 '환상적' 요소다.

"단편에서 현실적인 소재를 주로 다뤘기에 장편에는 환상적인 설정을 넣고 싶었습니다. 다만 그 환상은 다분히 현실적이어서, 자신의 기억에 자리 잡은 상처나 여러 문제를 겪고 있는 친구와 얽혀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족의 이야기도 나오고요."

'가족'은 그가 오랜 시간 천착해 온 주제다.

"첫 장편 『두근두근 내 인생』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가족의 이야기였는데요, 이번엔 반드시 피가 섞이지 않아도, 인간이 아니더라도 가족일 수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김애란에게 따르는 수식어는 '젊은 거장'. 단편소설 '노크하지 않는 집'으로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 소설 부문 상(2002)을 받았을 때 그의 나이가 22살이었다. 25세에 역대 최연소로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았고(2005), 2009년 신동엽창작상, 2010년 김유정문학상, 2011년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출판사에서 젊은 거장이라는 수사를 써주셨는데…입학할 때 맞추는 교복 같은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중학교 입학하며 교복 맞출 때 일부러 크게 맞추잖아요. 제 몸에 꼭 맞는 수사가 아니라 저 옷의 크기에 맞게 몸을 맞춰가라는 의미로 선물처럼 주신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달려라 아비』,『바깥은 여름』,『비행운』 등 여러 히트작을 낸 등단 23년 차 작가지만 장편은 13년 전 나온『두근두근 내 인생』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김애란은 "(공백기에) 다른 장편도 준비했지만 장편이니까 서사의 재미를 줘야 한다는 의욕이 커서 오히려 작업이 어려웠다"며 "그렇게 못 살린 작품을 쓰느라 버린 시간이 있다"고 했다.

곧 김애란의 단편집도 나온다.

"머지않은 시기에 단편집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곧 선보일 수 있을 만큼의 분량입니다. 단편과 장편을 교차하면서 쓰다 보니까 둘 다 늦어졌습니다. 쓴 시간 외에 헤맨 시간, 버린 시간도 있습니다. 낭비라기보다 제가 치러야 했을 차비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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