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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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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건강했던 딸”…부천 정신병원 ‘묶임 사망’ 유족, 생전 모습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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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5월27일 부천W진병원에서 피해자 박씨가 복통을 호소하며 문을 두드리자 보호사와 간호조무사가 들어와 약을 먹인 뒤 침대에 묶는 모습. CCTV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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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팔과 다리, 가슴이 묶인 ‘5포인트’ 강박을 당한 채 정신병원 격리실에서 목숨을 잃은 박아무개(33)씨 유가족이 박씨 이름과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유가족은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시스템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다.



박씨 유족이 지난달 유튜브 채널 ‘안전지대티브이(TV)’에 올린 ‘사람 죽인 더블유(W)진 병원!!불쌍한 안전지대 박OO 이사!!’라는 제목의 영상을 20일 보면, 유족은 고인의 장례식 장면, 지인들의 애도사와 함께 생전 박씨 모습과 이름을 공개했다. 영상을 올린 유튜브 채널은 박씨 오빠가 경영하는 패션 업체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박씨도 이 회사 이사로 일했다고 한다. 영상에는 이탈리아 유학 시절 행복했던 박씨 모습과 함께 “내 동생은 32세의 젊고 건강한 여성으로 가족의 기쁨과 희망이었다”는 오빠의 말이 자막으로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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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 격리실에서 목숨을 잃은 박아무개(33)씨 유가족이 올린 유튜브 영상. 안전지대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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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은 영상과 함께 올린 글에서 “딸은 입원 전까지 매우 활발하고 육체적으로 매우 건강한 편이었다”며 “명문대학 대학원생으로 학업에 매진도 하였지만, 한때의 잘못된 생각으로 다이어트약 중독으로 고통받고 있다가, 제대로 맑은 정신으로 살고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방송을 통해 알게 된 부천 더블유(W)진병원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적었다. 박씨가 입원 17일 만인 지난 5월27일 목숨을 잃은 부천더블유(W)진병원은 방송인 겸 유명 정신과 전문의인 양재웅 원장이 운영하는 곳이다.



유족은 이어 “병원은 저희 딸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1인실 감금과 부적절한 약물 처방 및 관리로 인해 딸을 잃게 만들었다”며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병원의 의료 시스템을 철저히 조사하고 개선해 달라”고 했다.



박씨 죽음이 알려진 뒤 정신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무분별한 격리·강박, ‘코끼리 주사’로 불리는 고용량 약물 투여 등 인권 침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정신장애인 당사자 단체인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한정연)를 비롯한 29개 정신장애 연대단체는 지난 9일 부천더블유진병원 앞에 모여 ‘격리·강박 사건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격리·강박을 금지하라”고 외쳤다. 이들 단체는 오는 23일 정신질환 당사자들이 모인 ‘정신병원 개혁연대’를 꾸려 병원 내 인권침해를 막기 위한 법 개정 운동 등에 나설 계획이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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