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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美 “네타냐후가 중재안 수용” 주장에···하마스 “인종학살 시간 벌어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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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안에 주요거점 점거 지속 등 추가
하마스 “이스라엘 적대행위 허용” 힐난


매일경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장관(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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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 후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중재안을 수용했다”며 하마스에 다시 공을 넘겼다. 그러나 하마스 측은 네타냐후 총리가 새로운 요구 조건을 내세우면서 협상이 어려워졌다는 입장이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에게 실제로 협상 의지가 있는지를 둘러싸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회담 후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중재안을 수용했다”며 “다음으로 중요한 단계는 하마스가 수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총리실 역시 “중요하고 좋은 회담이었다”며 “인질 석방을 위한 공동의 노력 속에 미국이 우리의 필수적인 안보 이익에 대한 이해를 나타내준 것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휴전 합의의 첫 단계에서 최대한 많은 생존 인질이 석방되도록 노력 중”이라고 언급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2시간 반 동안 회담한 후 이집트와 카타르로 향했다.

앞서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들은 지난 15∼16일 카타르 도하에서 휴전·인질석방 중재안을 마련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전달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지난 18일 “이견은 해소되지 않았고 네타냐후 총리가 더 많은 조건을 추가해 (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며 중재안을 거부한 바 있다.

이후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이견을 좁힐 새로운 중재안을 마련해 통보했다.

그러나 하마스 측은 네타냐후 총리가 새로운 중재안을 받아들였다는 블링컨 장관의 발언에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마스 대변인인 오사마 함단은 블링컨 장관의 해당 발언에 대해 “많은 모호성을 불러일으킨다”며 “우리에게 제시된 제안도 아니고 우리가 동의한 안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하마스는 이미 중재국들에 새로운 휴전 협상은 필요하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며 “우리가 동의해야 하는 것은 (휴전 및 인질 석방) 실행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하마스 측은 20일 아랍 매체 알 자지라에 이스라엘이 인종학살을 이어갈 수 있도록 미국이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하마스 정치국원인 바셈 나임은 알 자지라에 성명을 내고 “네타냐후 총리가 라파 국경 검문소, 넷자림 회랑, 필라델피 회랑 등 주요 거점에서 철수하지 않고 합의된 죄수 교환 방식을 변경해 이를 사실상 무효화시키는 등 내용의 새로운 조건을 추가했다”며 “또 2단계 합의가 도출될 때까지 1단계 합의 조건인 ‘완전하고 포괄적인 휴전과 국경으로의 철수’를 이행하지 않고 적대행위 재개를 허용하는 미국의 서면 확약을 요구하는 등의 내용도 담겼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네타냐후 총리가 협상단에 협상이 성사될 만한 여지를 주지 않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19일 미국 정치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협상단을 이끄는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 로넨 바르 신베트 국장, 니트잔 알론 예비역 소장 등은 지난 18일 네타냐후 총리에게 브리핑하며 현재 입장을 고수할 경우 합의가 불가능하며 좀 더 여지를 준다면 협상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에) 굴복하고 있다”며 오히려 이들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이스라엘 고위 관료는 “네타냐후는 하마스 측에서 거절할 것을 알고 자신의 새로운 요구사항이 추가된 해당 중재안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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