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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카카오의 선택과 집중...사업 효율화에 블록체인서 힘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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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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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효율화에 힘을 싣고 있는 카카오가 블록체인 비중을 줄이며 힘을 빼고 있다. 카카오 VX의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서비스를 종료하고 카카오톡에서 가상자산 지갑 '클립'의 기능을 축소하는 등 몸집을 축소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카카오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인해 블록체인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카카오의 선택과 집중...NFT 사업 철수

20일 카카오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 VX는 NFT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카카오 VX는 골프 팬 커뮤니티 플랫폼 '버디스쿼드'에서 골프 NFT를 발행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선보인 버디스쿼드는 출시와 함께 골프 애호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버디스쿼드 NFT를 보유한 골프 팬들에 추첨을 통해 KLPGA 선수들과의 오프라인 팬미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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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카카오V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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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VX는 NFT 사업 철수 결정에 대해 경영 효율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사안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카카오 VX가 NFT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해당 NFT 발행을 함께한 카카오게임즈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메타보라'의 사업에도 차질이 일 것으로 보인다. 버디스쿼드가 흥행하면서 메타보라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떠올랐지만, NFT가 빠지면 더 이상 블록체인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과 거리두는 카카오

카카오의 블록체인 거리두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카카오는 지난달 18일 카카오톡 내 가상자산 지갑 클립의 기능을 축소했다. 카카오톡 내 클립에서 보관 중인 토큰을 확인할 수 없게 한 것. 별도 클립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만 보유한 토큰을 확인하고 전송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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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카카오톡 내 클립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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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6월 출시된 클립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엑스가 개발했다. 클립은 전국민이 이용하는 메신저 카카오톡에 탑재되면서 블록체인 대중화를 이끌 주요 서비스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가상자산 상승장으로 인해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높은 접근성을 기반으로 가상자산 지갑을 쉽게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3년 1월에는 클립 가입자가 20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번 이용 정책 변경으로 가상자산 전송은 물론 확인도 불가능해지면서 클립의 접근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지갑의 핵심 기능인 가상자산 확인과 전송이 카톡 내 클립에서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카카오톡의 월간 사용자 수는 약 4500만명에 달한다. 대규모 잠재 이용자가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다.

카카오의 관심은 톡과 AI...블록체인 설 자리 없다

카카오의 이같은 블록체인 거리두기는 선택과 집중에 따른 경영 효율화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만큼 카카오톡 플랫폼, 인공지능(AI) 사업과 연관이 적은 것을 비핵심으로 정의하고 하반기 중 해당 사업의 효율화 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8일 카카오 2024년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그룹 계열사들은 핵심 사업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리에 이에 집중한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카카오의 경우 미래 성장 핵심을 카카오톡과 AI로 꼽은 만큼 전사적으로 톡비즈 성장 가속화와 AI를 통한 성장에 집중하겠다고도 덧붙인 것도 블록체인 비중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는 지난해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운영하는 클레이튼 재단을 분리 독립시켰다. 태생은 카카오지만, 카카오와의 연결고리를 끊어낸 것. 이밖에도 올해 초 카카오페이는 지난 2022년 12월부터 운영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자산 조회 서비스를 종료했다.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서비스가 규제 불확실성이 클 뿐만 아니라, 최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으로 규제가 강화된 만큼 규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서비스를 분리 및 축소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카카오의 선택과 집중에 블록체인이 설 자리가 사라지는 모습이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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