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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6 가격 동결?…통신업계 “이미 냉장고보다 비싸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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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열린 아이폰 신제품 출시 행사에 참석한 여성이 아이폰 16 프로를 사용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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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을 더 이상 올릴 수가 없는 게 이미 냉장고보다 비싸잖아요.”



미국 애플이 새 아이폰16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출고가격을 인상하지 않자 국내 통신업계 관계자들이 11일 내놓은 반응이다. 아이폰16 시리즈 가운데 가장 저렴한 모델인 기본형(128GB)은 125만원부터 가격이 시작하지만, 최고급 모델인 프로 맥스를 1TB 저장 용량으로 사려면 250만원을 써야 한다. 어지간한 200만원대 브랜드 냉장고 가격을 웃도는 셈이다.



에스케이(SK)텔레콤·케이티(KT)·엘지(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새 아이폰 출시로 소비자들이 매장에 구름처럼 몰려올 지 여부에 대해선 다소 회의적이다. 15년 만에 처음으로 아이폰 1차 출시국에 포함되는 호재도 있지만, 스마트폰 플래그십 출시에 따라 수요가 반짝 증가하는 신작 효과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 둔화와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선뜻 열지 않는 상황에서 100만원이 넘는 스마트폰 가격도 부담스럽다. 스마트폰 생산업체들이 프리미엄 모델을 앞세워 고가 정책을 고수하면서 소비자들이 구매를 단념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게 통신업계 설명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 2021년 엘지(LG)전자가 사업을 철수한 뒤 삼성전자와 애플이 시장을 양분해 거의 매해 가격이 오르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최고가 모델인 갤럭시Z 폴드6 출고가는 1TB 기준 270만4900원으로 2년 전 모델(236만1700원)보다 14.5% 올랐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14 시리즈부터 두 차례 연속 국내 출고가를 동결했지만, 3년 전 출시한 아이폰13 프로 맥스(1TB·217만원)에 견줬을 땐 15.2% 가격이 상승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입장에서 스마트폰 교체 수요의 허들은 가격이다. 한국 시장은 사실상 삼성과 애플만 남아 경쟁이 적다 보니 고가 정책을 펴는 것인데, 아무리 통신사들이 공시지원금을 늘려도 출고가가 그만큼 올라가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제조사들도 물가나 제조원가 상승 등의 요인이 있겠지만, 중국이나 미국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선 가격을 내리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실제 미국과 중국의 아이폰16 기본형(128GB) 모델 출고가는 각각 829달러(약 111만원), 843달러(113만원)로 한국보다 10% 이상 저렴하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가 지난 4월 분석한 자료를 보면, 전 세계 88개 나라 가운데 올해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가 가장 높은 곳은 한국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 2021년 이후 줄곧 평균판매단가 1위 나라다. 최근 몇년동안 삼성의 고가 폴더블 모델이 확산하고 아이폰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스마트폰의 가격 상승을 비판하는 통신업계 속내엔 정치권에서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를 추진하는 데 대한 불안감도 숨겨져 있다. 단통법이 폐지될 경우, 통신업체들은 단말기 지원금(보조금) 경쟁으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가계 통신비를 줄여야하는 책임을 제조업체 쪽에 돌리려면 고가 스마트폰을 부각할 수 밖에 없다.



한편, 이동통신사들은 오는 20일 아이폰16 시리즈 오프라인 개통 행사를 4년 만에 여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간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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