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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이슈 취업과 일자리

내수 회복 요원한데 고용 지표마저 ‘흔들’…쉬는 청년 44만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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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다른 연령보다 많아…쉬었음 청년 비중 5.4%

-내수 부진에 고용도 불안 요소…정부 지원책 늘려

세계비즈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청년층(15∼29세)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동월보다 4만2000명 증가한 44만3000명을 기록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서점에 대기업 취업 관련 서적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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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 규모가 7월 기준 역대 최대치까지 치솟았다. 내수 부진에 고용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쉬는 청년 규모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이들 가운데 75%는 일하기를 원치 않은 것으로 나타나 청년 고용 문제는 지속될 전망이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동월보다 4만2000명 증가한 44만3000명으로 나타났다.

‘쉬었음’은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막연히 쉬고 싶은 상태에 있는 이들을 뜻한다. 7월 쉬었음 청년은 2013∼2017년 20만명대 수준에 그쳤지만, 2018년 30만명을 돌파했다. 이후 계속 늘어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44만1000명까지 증가했다가 2022년 36만1000명으로 줄었지만 지난해(40만2000명)부터 다시 오름세다.

20대 쉬었음 인구는 다른 연령대보다 많은 편이다. 지난달 40대 쉬었음 인구는 28만4000명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적었으며, 30대도 28만8000명, 50대는 39만4000명을 기록했다.

청년층 인구가 감소하지만 쉬는 청년은 늘어나면서 그 비중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청년층 인구 815만명 중 쉬었음 청년(44만3000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5.4%로, 7월 기준 가장 많았다.

일할 의사가 없는 쉬는 청년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쉬었음 청년(44만3000명) 중에서 ‘일하기를 원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한 이들은 33만5000명에 달했다. 75.6%가 구직 의사가 없었다는 의미다.

나머지 일하기를 원했던 쉬었음 청년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은 사유를 살펴보니 ‘원하는 일자리가 없을 것 같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취업을 원했던 쉬었음 청년 중 42.9%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로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 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를 선정했다. 이어 ‘이전에 찾아보았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18.7%), ‘교육·기술 경험이 부족해서’(13.4%), ‘근처에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11.1%) 순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고금리, 고물가가 장기간 지속되고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침체되는 내수 부진 상황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청년층 고용까지 우리 경제를 흔든다는 점이다. 내수 부진은 현재 우리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데 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하향 조정에 나섰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부진의 원인은 설비투자 부진 등에 따른 고용 시장의 냉각, 고물가·고금리 현상 장기화에 따른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경기 악화 등을 꼽을 수 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도 내수 부진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정부는 여러 대책을 내놓으면서 청년층 고용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맞춤형 취업 지원 등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 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 5월 ‘사회 이동성 개선 방안’에서도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이달 14일에도 미취업 졸업생을 지원하는 ‘하반기 지역 청년 취업 지원 강화 방안’을 내놨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과 김민석 고용노동부 차관은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TF 회의를 열고 “전반적으로 양호한 고용지표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자영업 취업자 감소가 지속되고 청년층을 비롯한 고용 취약계층의 어려움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범부처 일자리전담반 중심으로 부문별 고용 상황을 더욱 면밀히 점검·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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