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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월급쟁이가 10억 받아가" 놀라운 이 회사…게임 대박났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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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인마켓]
크래프톤 '배그' 대박 이어가며 인게임·아웃게임 PD 고액연봉자 4~5위 등극
오너 일가만 연봉 상위권 차지하는 다른 게임사와 대조
실적 개선·주가 상승에 고액연봉자 바라보는 시장 시선도 너그러워

[편집자주] 남녀노소 즐기는 게임, 이를 지탱하는 국내외 시장환경과 뒷이야기들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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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상반기 크래프톤 고액연봉자 상위 5인.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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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이상 연봉'은 일반 직장인들에게 꿈과 같은 이야기다. 그런데 10억원 넘는 급여를 상반기에만 복수의 일반 직원들이 받은 게임사가 있다. 'PUBG: 배틀그라운드(배그)'로 유명한 크래프톤 이야기다.

크래프톤은 지난 14일 반기보고서를 통해 상반기에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상위 5인을 공개했는데, 이사진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은 '직원' 2명이 고액 연봉자 4~5위에 이름을 올렸다.


'오너'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고액연봉 상위권

보통 게임사 연봉 순위 상위권은 각사 창업자인 '오너'들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경영과 소유를 분리한 일부 업체들은 급여 대신 주기적 배당금을 통해 오너의 주머니를 채워주지만, 창업자가 여전히 이사회 의장 등으로 경영에 관여하는 곳들은 급여 명목으로 고액을 책정한다.

상반기 게임업계 '연봉킹'에 오른 김택헌 엔씨소프트 수석 부사장은 김택진 창업자의 동생으로, 올해 상반기 퇴직금 포함 67억6700만원을 받아갔다. 리니지W의 출시와 운영, 글로벌 성과 창출에 따라 이 같은 보상을 받았다는 게 엔씨의 설명이지만, 시장에서는 '오너 일가'로서 거액의 보상을 받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역시 22억8900만원을 받았는데, 이는 2020~2023년 연평균 120억원 넘는 보수를 받아온 데 비하면 '소박'해진 규모다.

다른 게임사의 오너들 역시 각사 '연봉킹'에 이름을 올리곤 한다. 넷마블 창업자인 방준혁 의장은 올해 상반기 보수로 7억3200만원을 수령했다. 장현국 전 대표를 이어 그룹사 경영에 복귀한 위메이드 박관호 회장은 상반기 8억원의 급여를 받았다. 송병준 컴투스 의장은 10억2000만원을 수령했다.


상대적으로 '쭈굴'한 장병규 의장 급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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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사진=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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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을 창업한 장병규 의장의 급여는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며 구체적 금액도 직접적으로 나오진 않았다. 다만 크래프톤의 반기보고서에서 장 의장이 받은 상반기 보수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 있다.

크래프톤의 상반기 사내이사 보수 총액은 27억8600만원이었다. 이 중 김창한 대표가 25억9100만원을 받으며 크래프톤에서 상반기에 가장 많은 돈을 받아간 것으로 확인된다. 크래프톤의 사내이사는 장 의장과 김 대표, 단 둘이다. 장 대표가 상반기에 받아간 금액은 약 1억9500만원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김 대표 외의 고액 연봉자로 배동근 CFO(최고재무책임자)가 22억400만원을 수령했다. 장태석 본부장(PUBG 스튜디오 Head)은 17억원을 받았다. 여기까지는 'C레벨'이다.

업계의 이목을 끄는 것은 김태현 배그 인게임 PD(13억6400만원)와 김상균 배그 아웃게임 PD(12억7700만원)의 상반기 보수다. 이들은 배 CFO와 장태석 본부장 외에 4명의 상근 이사보다도 많은 급여를 받았다. 크래프톤은 김상균 PD에 대해 "PUBG PC&콘솔 개발 본부 디렉터로서 게임성에 대한 창의적 방향을 설정하고 혁신적인 게임 아이디어를 제시, 구현해 시장에서의 IP(지식재산권) 경쟁력을 강화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김상균 PD에 대해서도 "PUBG 라이브 개발을 총괄하며 프로젝트 성과를 창출하고 회사에 기여했다"고 바라봤다.


크래프톤 역대 최대 실적 이끈 '배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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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 뉴진스 협업 이미지. /사진=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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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원툴'이라고 일컬어진다. 단일 IP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그만큼 외부의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배그 IP가 무너지는 경우 회사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그런데 이 '원툴'이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돈을 벌어오면서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내고 있다. 크래프톤은 국내 게임사로서는 드물게 해외 매출 비중이 90%를 넘는다.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7070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매출 기록을 세웠고, 영업이익은 3321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82.7%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상반기 누적매출(1조3729억원)과 영업이익(6426억원) 모두 사상 최대치다.

이는 상반기 배그의 '에란겔 클래식 모드' 업데이트와 뉴진스와의 협업 덕분이다. 업데이트 이후 올해 상반기 MAU(월간활성화이용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다. PU(결제이용자)는 130% 늘었다.


실적 '훨훨' 나니 고액연봉도 '납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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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사진=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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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를 둘러싼 시장의 평가도 개선되고 있다. 김 대표는 2020년 TV프로그램 '유퀴즈'에 '배틀그라운드의 아버지'로 출연한 바 있다. 당시 수억원의 '월급'을 받는다는 이유로 주주들과 게이머들의 날선 눈초리를 받았다. 김 대표는 수년 내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내겠다고 장담했고, 구체적인 성과로 이를 보여줬다.

크래프톤의 성과보상 시스템은 다른 직원들에게도 적용된다. 상반기 크래프톤의 평균 급여는 6500만원으로 동종업계의 엔씨소프트(5500만원)나 넷마블(3800만원) 등을 뛰어넘는다.

크래프톤 주가 역시 실적 개선에 따라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8월 10만원대를 오가던 주가는 이달 16일 종가 기준 32만4500원까지 올랐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50% 가량 주가 상승이 있었지만, PUBG IP의 흥행에 따른 이익 상승세를 주가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목표 주가를 41만원에서 47만원으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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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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