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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백 속 코로나…‘중증’ 늘면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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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응급실 수용 부족

치료제·키트 추가 공급 외

정부의 재유행 대책은 미흡

“응급환자 치료 과부하 우려”

경향신문

진단키트 수요도 껑충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다. 1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 진단키트 입고 안내문이 붙어 있다.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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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세가 계속되면서 치료제 부족 등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자, 정부가 치료제 추가 공급 등 대응에 나섰다. 의료 현장에서는 정부가 유행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코로나19 중환자나 응급환자 치료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4일 코로나19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유행 상황을 점검했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코로나19 입원환자 수가 6월 말부터 다시 증가해 8월 2주차에 정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7월 3주차에 226명이던 입원환자 수는 4주 만에 1357명으로 6배나 늘었다. 응급실 내원 코로나19 환자 수는 6월 2240명에서 7월 1만1627명으로 약 5.2배 늘었다. 질병청은 “코로나19는 최근 2년간 여름철에도 유행했으며, 지난 2년간의 유행 추세를 고려하면 8월 말까지는 코로나19 환자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병원·약국의 치료제 부족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6월 4주(6월23~29일) 1272명분이던 주간 치료제 사용량은 7월 5주(7월28일~8월3일)에는 4만2000명분 이상으로 늘어났다. 33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15일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실이 질병청에서 받은 코로나 치료제 수급 현황에 따르면 8월 첫째주 기준 전국 약국·의료기관의 치료제 신청량은 총 19만8000명분이었지만 공급량은 3만3000명분으로 실제 수요의 16.7%만 충족했다.

정부는 해외 제약사들과 협상해 치료제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주부터 추가 공급을 시작해 8월 마지막 주에는 전국 어느 약국에서나 치료제를 충분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는 7월 말부터 생산량이 확대돼 8월 내에 약 500만개 이상이 생산·공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당장 눈앞에 닥친 환자 급증 상황을 잘 넘길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치료제 소모가 빠르다 보니, 급하게 수급한 것으로 이번주를 겨우 넘긴다 해도 다음주는 부족할 수 있어 걱정된다”고 했다.

환자 급증으로 인해 중환자 치료와 응급실 환자 수용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이 교수는 “진단검사비 자기 부담비와 진단키트 부족으로 인해 코로나 진단 자체가 늦어지면서 증상이 심해진 경우가 많아 입원환자가 작년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 부족으로 인해 대형병원들이 중환자실이나 응급실 병상을 풀로 돌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환자가 늘어나면 수용 자체가 어려울 텐데, 정부 대책은 미흡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특히 고열이나 호흡기 증상을 겪는 요양병원 환자들이 병원 이용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고령의 호흡기 질환자들은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규모가 큰 병원이 아니면 아예 장비가 없는 경우도 많다. 이 회장은 “에크모가 있는 병원들이 이미 포화상태라서, 이대로면 통계에 잡히지 않는 피해가 크게 늘어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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