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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수)

에코프로도 별 수 없네…주식분할·무상증자에도 주가는 주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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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올해 주식 액면분할 실시 기업 주가 수익률/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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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거래 활성화를 위해 액면분할과 무상증자를 실시했던 기업들이 오히려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종목은 권리발생 전후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기도 한다. 액면분할과 무상증자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관련이 없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주식 액면분할을 실시한 상장사는 12곳, 액면병합을 실시한 상장사는 4곳이다. 액면을 변경한 16곳 중 14곳은 변경 이후 주가가 하락(수정주가 기준)한 상태다.

대표적인 기업이 에코프로다. 지난 3월28일 에코프로는 유통주식수 확대를 위해 보통주 1주의 액면가를 기존 5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한다고 공시했다. 주가는 5분의1이 되면서 주식수는 5배로 늘어난다.

당시 에코프로 주가는 1주에 60만원을 넘는 '비싼 주식'이었다. 2차전치 투자열풍이 불었던 지난해 7월에는 최고 150만원 이상을 호가하기도 했다. 주가가 비싸면 황제주 프리미엄을 얻기도 하지만 소액주주들의 부담이 커져 유동성에 제약이 발생하기도 한다. 주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에코프로는 액면분할로 유동성을 확대하는 동시에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주가 부양을 꽤했다.

하지만 의도와는 달리 액면분할 이후에도 주가 하락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기준 주가는 액면분할 공시일 대비 31.61% 하락했고 액면분할 재상장 전 대비로도 12.96% 떨어졌다.

기준가 변경으로 인한 착시효과로 변동성이 나타나기도 했다. 액면분할로 인한 거래정지 전 에코프로 종가는 51만7000원으로 거래재개 후 기준가는 그 5분의1인 10만3400원이 된다. 지난 4월25일 거래가 재개되자 에코프로 주가가 싸다고 착각한 투자자들이 몰리며 장 중 최고 11%대 까지 상승했지만 곧바로 상승폭을 축소하고 4.55% 상승으로 마무리했다.

다른 종목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5월2일 액면분할을 실시한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분할 이후 전날까지 52.36% 손실을 기록했다. 동화기업, 모비데이즈, BYC, 상지건설, 신흥에스이씨 등도 30~40%대 낙폭을 보였다. 디에이테크놀로지와 SGA는 액면분할 공시 이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면서 현재 거래 정지 중이다.

무상증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무상증자는 이익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전환하면서 그 금액만큼 주식을 추가 발행해 기존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이다. 총 자본이 변하지는 않지만 유통주식수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고 회사의 잉여금이 충분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무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 단기에 주가가 급등하기도 하지만 결국 대부분은 원위치로 돌아오거나 오히려 더 떨어지기도 한다. 올해 무상증시를 실시한 상장사는 총 31곳으로 이 가운데 22곳이 무상증자 권리락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

무상증자도 액면분할과 마찬가지로 권리락 당일 기준가 변경이 이뤄지는데 이때 주가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기도 한다. 스튜디오미르는 권리락 당일(4월5일)과 그 다음 거래일(4월8일)에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그 다음날도 최고 23.64%까지 오르다 15.73% 하락 마감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권리락 이후 전날까지 주가는 54.76% 하락했다.

해외에서도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주식분할이나 병합을 빈번하게 실시한다. 주가가 1000달러를 넘으며 '천비디아'로 불렸던 엔비디아는 지난 6월 1주를 10주로 분할하면서 주가가 100달러대로 낮아졌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2022년7월 1주를 20주로 분할했고 애플(4대1)과 테슬라(5대1, 3대1)로 주식분할을 실시했다. 해외주식도 주식분할을 전후로 변동성이 커지기도 하지만 이후 대부분은 펀더멘털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액면분할이나 무상증자 모두 주식수가 늘어나는 효과만 있을 뿐 기업의 재무상태나 펀더멘털과는 무관하다"며 "일부 상장사들이 주가를 띄우기 위한 목적으로 무상증자 등을 실시하기도 하는데 변동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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