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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수)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 “어떤 기업도 우리 특허 없인 마이크로LED 못 만들어”… 주주들은 “주가 부양 방안 무엇이냐”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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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이사가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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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서울반도체·서울바이오시스 대표이사가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마이크로LED를 두고 “전 세계 어떤 기업도 서울반도체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선 이 제품을 생산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세계 3위 글로벌 발광다이오드(LED) 기업인 서울반도체는 1만8000여건의 특허를 기반으로 조명,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다양한 영역에 쓰이는 LED 제품을 개발·제조해 글로벌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서울반도체의 자회사인 서울바이오시스는 광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UV(자외선) LED와 관련 응용 제품을 생산한다.

◇ “업계 첫 노와이어 마이크로LED 양산 시작”

이 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로LED 관련해 서울반도체·서울바이오시스가 낸 특허가 1000건 이상”이라며 “우리 회사의 특허를 피해 마이크로LED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마이크로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 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 최상의 화질을 구현하는 차세대 기술로, 전력을 더 적게 사용하면서도 색을 더 정확하게 내는 게 특징이다. 서울바이오시스는 LED 칩을 와이어 패키징 없이 기판에 직접 부착하는 와이캅(WICOP) 기술을 개발해 마이크로LED에도 적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업계 처음으로 노와이어 RGB 1칩 마이크로LED를 2개국 고객으로부터 승인을 받고 올 하반기 양산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LED 기술에 자신감을 보인 이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올 2분기 2년여 만에 흑자전환한 서울반도체와 서울바이오시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서울반도체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830억원, 영업이익 40원, 영업이익률 1.4%를 기록해 8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늘었고, 영업이익은 291% 증가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국내 시장 침체에도 수익성 높은 자동차 부문의 매출 성장, 연구개발(R&D)의 선택과 집중으로 인한 원가 절감 노력 등이 주효했다는 게 서울반도체 측의 설명이다. 서울반도체는 올 3분기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2900억~3100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바이오시스도 올 2분기 10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서울바이오시스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1883억원, 영업이익은 144% 증가한 62억원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마이크로LED가 큰 폭발력을 가지고 있어 서울바이오시스의 매출 성장을 확신한다”며 “미래 디스플레이는 고온에 안정적인 무기발광 마이크로LED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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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서울반도체와 서울바이오시스의 2분기 실적발표회가 열렸다. 사진은 서울바이오시스의 성장동력 발표 자료./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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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아도 너무 낮은 주가, 대책 마련 시급” 지적 잇따라

이날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주주들은 이 대표를 향해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서울바이오시스의 한 주주는 “서울바이오시스 주가가 과하게 떨어졌는데, 이건 이 대표의 책임이기도 하다”며 “주가 부양 방안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4년 전 최고점(2만7800원)을 기록한 서울바이오시스의 주가는 LED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실적 부진 등의 요인으로 계속 하락해 지난 7월 2790원으로 바닥을 찍었다. 이에 이 대표는 “경영자로서 책임을 갖고 있으며 드릴 말씀이 없다”며 “손익이 개선되면 주가는 올라갈 것이라고 봐 혼신을 다해 매출 성장과 수익을 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하지 못하면 내가 스텝 다운(퇴진)해야 한다”며 “불명예 제대를 하기 싫으니 명예를 걸고 실적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 주주는 “2021년 12월 이 대표 자녀의 서울바이오시스 주식 130만주가 1만3000원 정도에 블록딜된 이후 주가가 횡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수년간 배당을 못 받고 있는데, 130만주 물량을 터뜨렸던 가격이 오기 전까진 대주주 배당을 자제해달라. 고객사와의 신뢰도 중요하지만 주주들과의 신뢰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표는 “주식을 판 것은 빚을 갚기 위한 것이었다. 그 뒤로 현재까지도 저나 애들(자녀)이나 주식을 팔 계획은 전혀 없다”며 “그간 회사를 운영하며 내가 입은 손해도 1000억원 가까이 돼 대주주 배당을 포기하라는 것은 잔인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아마존을 상대로 스마트 조명 기술특허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이 대표는 “아직 공표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우리 특허를 존중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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