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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수)

‘얼죽신’ 수요, 재건축 ‘몸테크’로 다시 돌아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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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8.8 공급대책 이후 신축으로 돌아섰던 아파트 수요가 다시 재건축 아파트로 돌아올 지 관심이 쏠린다. 정비사업의 단계를 축소하고 재건축 부담금을 폐지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다. 시장에서는 비용이 오른 만큼 재건축으로 과거의 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공급절벽이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신축 수요 일부는 재건축으로 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12일 국토교통부가 지난 8일 발표한 ‘국민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따르면 서울에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37만 가구의 사업 속도를 높일 방안들이 추진된다. 재건축‧재개발 촉진법 특례법’(가칭)을 제정, 기본계획과 정비계획을 동시에 처리하고, 분담금 추산 등 시간이 많이 필요한 절차는 간소화한다.

조선비즈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아파트 앞에 걸린 재건축 사업 관련 현수막./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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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조합 설립 후 단계적으로 수립해 인가를 받아야 하는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을 동시에 수립할 수 있도록 한다. 재건축사업의 조합‧1주택 원조합원에 대한 취득세를 깎아주는 동시에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재건축부담금 부과 제도도 폐지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그간 신축에 몰렸던 수요가 재건축 단지로 분산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부동산인포가 부동산R114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수도권 입주 1∼5년차 아파트 단지 가격은 0.41% 올랐다. 6∼10년차(0.31%)와 10년 초과(0.13%) 단지와 비교했을 때 신축 아파트 상승률이 훨씬 가파른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사들의 재건축 수주액도 반등하는 중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1~6월 국내 건설사들의 주거용 건축 수주액은 33조7335억원으로 전년 동기(29조8766억원)보다 약 13% 증가했다.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주거용 건축 수주액은 약 11조원으로, 10년 만에 최저였다. 그러나 2분기 들어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늘어난 약 22조원의 수주액을 기록하면서 반등했다.

다만 재건축 부담금 폐지가 야당의 반대를 뚫고 국회의 산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급등 문제와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전국적으로 입지가 우수한 도심의 공급이 정체되고 있다”면서 “이에 따른 도시 슬럼화 문제 등을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고 관리할 수 있도록 여야간의 현명한 합의 도출이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일부에서는 지나친 신축 쏠림이 잦아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재건축 사업에 소요되는 기간이 줄어드는 만큼 재건축에서 이탈해 신축을 찾아가는 수요는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이른바 ‘얼죽신’(얼어죽어도 신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 서울에서 신축 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지어진 지 5년 이내 아파트 가격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에서 당분간 신축 분양물량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만큼 신축 선호 현상 자체가 잠잠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재건축에 대한 수요가 많이 돌아섰는데, 일부 다시 돌아올 수는 있다고 본다”고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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