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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수)

전기차 코나 폐배터리 활용한 시내버스 스마트승강장…전기 사용량·비용 60%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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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 등 전기차 폐배터리(사용 후 배터리) 처리문제가 사회 문제로 등장한 가운데, 전기차 ‘코나’의 폐배터리를 전력으로 쓰는 시내버스 스마트 승강장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전기차 폐배터리를 활용한 국내 도심 시설 적용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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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메카인 울산에 설치된 전기차 '코나'의 폐배터리(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한 스마트 승강장 모습. 울산 북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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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버려지는 전기차도 늘고 있다. 전기차는 2025년 한 해동안 56만대, 2040년에는 연간 4227만대의 폐차가 예상된다. 이에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도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폐배터리는 잔존 수명이 기존의 70∼80%이기 때문에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전기자전거 등에 재사용 등이 가능하다.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는 전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를 2025년 208억달러에서 연평균 17%씩 증가해 2040년에는 208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울산 북구에 따르면 스마트 승강장은 울산시 북구청 남문 앞에 있다.북구가 4700만원을 들여 지난 6월 처음 설치, 한 달여간 효율 등을 점검한 뒤 지난 달 중순부터 시민들에게 정식 개방했다. 1350㎡ 크기로 만든 스마트 승강장은 열차역 승객 대기실처럼 유리문으로 사방이 둘러져 있다. 여름엔 에어컨, 겨울엔 난방이 자동으로 작동한다. 휴대폰 충전기와 승객용 온열 의자, 자동문, 에어커튼, LED 조명도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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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의 스마트 승강장의 폐배터리 제어판넬 속 모습. 이 승강장은 전기차 코나의 폐배터리와 태양광 패널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사용한다. 울산 북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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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점은 스마트 승강장의 모든 전력이 8kWh짜리 코나 폐배터리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북구는 가로 180cm, 세로 230cm, 폭 3cm 직사각형 모양의 코나 폐배터리 제어판넬을 승강장 오른쪽 벽에 붙였다. 폐배터리 충전은 스마트 승강장 지붕에 설치한 가로 20cm, 세로 10cm크기의 태양광 패널 6개가 한다. 태양광을 모아 코나 폐배터리에 저장하고 이를 스마트 승강장의 전력으로 쓰는 방식인 셈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일반 승강장에서 냉·난방기를 돌리고, 온열의자 등을 쓰면 1년에 1187kWh, 175만원 정도 전기료를 내는데, 스마트 승강장은 400여kWh를 사용, 60만원이 든다”면서 “전기차 폐배터리의 재활용에 더해 60% 이상 전기 사용량도 줄이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나 폐배터리 활용 아이디어는 북구청과 울산지역 소재 폐배터리 가공업체 ‘인터맥’이 의기투합하면서 나온 것이다. 올 1월쯤 북구청 교통행정과 배형식 팀장이 업무상 알고 있던 인터맥 천성관 대표에게 자동차 폐배터리를 활용한 스마트 승강장 아이디어를 냈고, 천 대표가 갖고 있던 폐배터리 활용 기술을 접목했다. 지난 4월엔 북구청과 인터맥이 공동으로 특허출원까지 마쳤다. 10월쯤이면 특허로 등록된다.

배 팀장은 “폐배터리를 활용한 스마트승강장의 에너지사용량 등의 데이터를 축적해 인공지능(AI) 시스템까지 적용, 각 승강장마다 사용실정에 맞게 자동 관리되도록 할 계획”이라며 “각 지역에서 열리는 박람회 등에도 출품해 다른 지자체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구는 스마트 승강장을 더 늘릴 예정이다. 2027년까지 3년간 기존 버스승강장을 리모델링 하는 방식으로 38개까지 폐배터리 활용 스마트 승강장을 설치한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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