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1 (수)

“탑승 거부당해 살았다” 전원 사망 브라질 여객기 사고, 생존자 사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9일(현지시각) 브라질 파라나주 카스카베우를 떠나 상파울루주 과룰류스로 가던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62명 전원이 사망했다. /뉴욕포스트


9일(현지시각) 브라질 상파울루 주택가에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62명이 전원 사망한 가운데,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화를 피한 승객들의 사연이 전해졌다.

10일 영국 BBC, 미국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브라질 파라나주 카스카베우를 떠나 상파울루주 과룰류스로 가는 여객기에 타려던 승객 10여명이 잘못된 탑승구로 간 탓에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아드리아노 아시스는 브라질 현지 매체 글로부TV에 “내가 아직 살아있는 유일한 이유는 어느 항공사 비행기를 타고 가는지 혼동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병원에서 심야 근무를 마치고 공항에 도착한 아시스는 자신이 ‘라탐’ 항공을 이용하는 줄 알았다. 항공사 카운터에 직원이 없는 것을 보고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로 인해 비행기 출발 안내판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아시스는 자신이 ‘보이패스’ 항공으로 예약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서둘러 탑승구로 향했다.

하지만 항공사 직원으로부터 이미 비행기에 탑승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시스는 눈물을 흘리면서 “그 직원과 실랑이를 벌였는데, 그 직원이 제 목숨을 구해줬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9일(현지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주 비녜두 지역의 주택가에 추락한 비행기 잔해. /EPA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호세 펠리페 역시 자신이 ‘라탐’과 ‘보이패스’ 항공을 혼동한 10명 중의 한 사람이었다고 했다. 펠리페는 “공항에 일찍 도착해서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라탐 카운터에는 아무도 없었다”며 “탑승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야 보이패스 항공 탑승구로 향했다”고 했다. 이어 “직원은 ‘탑승 제한 시간이 지났으니 더 이상 비행기를 탈 수 없다’고 말했다”며 “그래서 저는 조금 싸웠고, 직원을 밀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펠리페는 “이 비행기를 타고 떠나야 하니 타게 해달라”고 했지만, 항공사 직원은 “티켓을 다시 예약해야 한다”고 강경하게 말했다고 한다.

펠리페는 “다리가 떨린다. 내 기분은 오직 신만이 아실 것”이라며 “우리는 다행히도 그 비행기에 타지 않았다”고 말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들이 놓친 비행기는 이륙한 지 약 1시간 20분 뒤 상파울루주 비녜두 지역의 주택가 인근 지상에 추락했고,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이날 추락한 비행기는 상파울루에 본사를 둔 ‘보이패스’ 항공사의 ATR-72 기종 여객기다. 68명 정원의 이 항공기에는 승객 58명과 승무원 4명이 타고 있었다. 남성 34명과 여성 28명 전원의 시신이 수습됐다. 승객 전원이 브라질 국적이며, 이 중 3명은 베네수엘라와 포르투갈 신분증도 소유하고 있었다고 항공사는 밝혔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이가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